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장애인인 경우 그 처벌과 법적 판단 기준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지체 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정신지체 장애인에 대한 추행 사건에서 항거불능 상태의 인정 기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장애인 대상 성범죄의 법적 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의 의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①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구강ㆍ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2. 성기ㆍ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③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0.5.19> ④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⑤ 위계(僞計) 또는 위력(威力)으로써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간음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⑥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⑦ 장애인의 보호,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가 보호, 감독의 대상인 장애인에 대하여 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
따라서 단순히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고, 반드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항거불능 상태의 엄격한 해석 기준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요건은 형법 제302조에서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의 처벌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더욱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이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도 확립된 법리입니다.
| 형법 제302조(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따라서 피해자가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명확하게 증명되어야 하고, 단순히 정상인에 비해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사정만으로는 항거불능 상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2. 실제 판례의 사안 개요
피고인은 공원에서 정신지체 장애 3급에 해당하는 33세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한 손으로 어깨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 옷 속 가슴을 만지는 등의 추행 행위를 하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적인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였다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하였고, 피해자의 사회성 지수가 약 7세 8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심리학적 평가 결과를 제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다투었습니다.
3. 법원이 항거불능 상태를 부정한 이유
피해자의 구체적 기억과 진술 능력
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게 된 경위부터 시작해서 범행 당시의 정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억하면서 세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였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사건 당시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사고능력과 사리분별력이 작동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되었고, 따라서 성적 자기방어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저항 행위와 사후 대응
법원은 피고인이 추행행위를 하였을 때 피해자가 다리를 오므리는 등의 소극적인 저항행위를 하였다는 점과 범행 일주일 후 교회 전도사에게 피해사실을 이야기하여 피고인이 교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는 점을 주목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피해자가 비록 정신지체 장애가 있더라도 성적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전체 지능 수준에 대한 종합적 판단
법원은 피해자의 사회성 지수가 7세 8개월 정도이지만 전체 지능은 62로 경도의 정신지체 수준에 불과하다는 심리학적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정상인에 비해 다소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긴 하나 그로 인하여 사고능력이나 사리분별력 또는 성적 자기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전혀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결국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대구지방법원 【주 문】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에대한준강간등)의 점은 무죄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 유】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6. 27. 17:00경 대구 서구 평리동 소재 삼지공원에서 정신지체장애인인 피해자 공소외 1(여, 33세)를 상대로 한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옷 속으로 가슴을 만지다가 피해자의 바지 지퍼를 내려 질 안에 손가락을 넣는 등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추행을 하였다. 2. 판단 살피건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여자를 간음하거나 사람을 추행한 자를 형법 제297조, 제298조의 강간 또는 강제추행의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 제6조에 정한 죄는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서, 여기에서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법 제6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어야 하고, 이러한 요건은 형법 제302조에서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의 처벌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더욱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4도1449 판결, 2003. 10. 24. 선고 2003도53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의사 공소외 2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단서, 공소외 3 작성의 심리학적 평가보고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정신지체 장애 3급에 해당하는 여자이고, 피해자의 사회성 지수(SQ)가 48.94로 약 7세 8개월 정도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피고인을 만나게 된 경위부터 시작해서 이 사건 범행 당시의 정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억하면서, 세세하게 진술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위와 같은 추행행위를 하였을 때, 피해자는 다리를 오므리는 등의 소극적인 저항행위를 하였던 점(수사기록 43면), ③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일주일 후에 △△교회 전도사에게 이 사건 피해사실을 이야기하여 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위 교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한 점(수사기록 46면), ④ □□대학교 ◇◇의료원 정신과 정신보건임상심리사 공소외 3 작성의 심리학적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피해자는 비록 사회성 지수(SQ)가 48.94로 7세 8개월 정도이지만, 피해자의 전체 지능은 62로 경도의 정신지체 수준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피해자가 정신지체 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서 정상인에 비해 다소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긴 하나 그로 인하여 사고능력이나 사리분별력 또는 성적 자기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전혀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해자가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위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가사, 위 공소사실을 심신미약자추행죄로 선해하여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법 제302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형법 제306조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인바, 공판기록에 편철된 합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10. 9. 6.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의하여 위 공소는 기각될 뿐이다. 그러나 심신미약자추행죄와 이 사건으로 공소제기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에대한준강간등)죄는 그 구성요건 및 죄질이 상이하므로 검사의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판단할 대상도 아니다.] |
4. 결론
장애인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항거불능 상태의 인정 여부는 매우 전문적이고 복잡한 법리 판단이 필요하므로 당사자 혼자서 사건을 진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피해자의 장애 정도, 사건 당시 상황, 사후 대응 등 다양한 정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관련 법리를 정확히 적용하기 위해서는 형사전문 변호사의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었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