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제 중이던 연인을 상대로 한 불법촬영 및 불법촬영물을 이용하여 협박 사건에 대해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불법촬영죄의 성립요건과 법적 판단기준
불법촬영죄의 의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를 보장합니다.
따라서 촬영 당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없었다면 불법촬영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③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5.19>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5.19> |
피해자 의사에 반한 촬영의 판단
불법촬영죄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이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는 촬영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피해자의 상태, 촬영 방법 및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피해자가 잠든 상태에서 나체를 촬영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사에 반한 촬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추정적 승낙의 의미와 한계
추정적 승낙이란 피해자의 현실적인 승낙이 없었더라도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가 행위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승낙하였을 것으로 예견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나 교제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체 촬영에 대한 추정적 승낙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촬영 내용과 방법 등을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성적으로 민감한 신체 부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촬영의 경우 추정적 승낙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2. 불법촬영물 소지죄의 성립
촬영물 복제 및 저장행위의 처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4항은 불법촬영물의 복제물을 소지하거나 저장하는 행위도 별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법촬영물이 유포되거나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촬영 행위와는 별개의 범죄를 구성합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노트북이나 외장하드에 복사하여 저장하는 행위는 별도의 범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20.5.19> |
3. 실제 판례의 사안 개요
사건의 발생 경위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던 중 피해자의 집에서 함께 잠을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잠든 피해자의 나체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였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서 촬영한 사진 파일을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하여 외장하드에 복사하여 저장하였으며, 피해자는 나중에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이를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한 것과 교제 관계가 끝난 것에 불만을 품고 피해자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피해자를 비방하였습니다.
촬영 당시의 구체적 상황
피고인은 새벽 시간에 침대에 누워 잠든 피해자의 나체를 촬영하였는데, 사진에는 피해자의 얼굴 및 가슴과 음부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볼 만한 모습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며, 피고인은 촬영 시 소리가 나지 않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은밀하게 촬영하였습니다.
피해자가 나중에 피고인의 휴대전화 사진첩 내 휴지통에서 삭제된 파일로 이를 발견하자 피고인은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4. 법원의 판단 내용
불법촬영 및 소지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잠든 피해자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촬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발견한 즉시 경찰에 신고한 점, 촬영 당시 피해자가 잠든 상태였던 점, 피고인이 은밀한 방식으로 촬영하고 삭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동의가 없었음이 명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교제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체 상태로 잠든 모습의 촬영에 대한 추정적 승낙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하였습니다.
| 인천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압수된 증 제1호(갤럭시 S21 휴대전화기 1대), 증 제2호(휴대전화기 내 저장된 피해자 신체 사진), 증 제3호(노트북 1대), 증 제5호(외장하드 1개)를 각 몰수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2(가명, 여, 27세)와 사귀었다가 헤어진 사이이다. 1.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피고인은 2021. 3. 18. 04:30경 인천 서구에 있는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와 함께 잠을 자다가 일어나 피고인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침대에 누워 잠든 피해자의 나체를 몰래 2회 사진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 피고인은 2021. 3. 하순경 오산시 ○○○동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위와 같이 피고인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잠든 피해자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사진 파일 2개를 피고인의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하여 피고인의 외장하드에 복사하여 저장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촬영물의 복제물을 저장하였다. 3. 협박 피고인은 2021. 5. 15. 03:30경 인천 서구에 있는 피해자의 집 앞에 찾아가 현관문을 발로 차고 욕설을 하여 위협한 다음 피해자의 112 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하자 같은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경찰에 또 신고했네”, “사진사건 나 많이 억울해”, “제대로 당하고 나니까 일단 머리가 멍하네 죽을거야 다 모두 싹 다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 그냥 다 죽일거야 너도 죽일거야 조심해라 신고해 또 잘하는거 특기 살려야지”,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는 극에 달할거야”, “니가 한국 어디로 이사가든 난 널 찾을거야 니가 한국에 없어도 난 널 찾을거야”, “널 어떻게 해줄까 고민해볼게 좀 더 잔인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먼지 시간이 지날수록 내 분노는 커지고 있어 오졌다 나를 경찰에 두 번이나 신고하네”라고 메시지를 전송하여 피해자를 협박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6. 17.경까지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4.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피고인은 2021. 6. 6. 17:30경 서울 관악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위 제3항 기재와 같이 112에 신고하고 피고인을 더 이상 만나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피해자를 비방하기로 마음먹은 후, 피해자가 인터넷 방송을 송출하는 사이트인 ‘(사이트명 생략)’에 접속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터넷 방송 상의 이름인 ‘○○이’를 언급하여 피해자를 지칭한 다음 “회장 똥꼬 좆나 빨아가지고 오늘 10만수르 받았던데. 지금 방송중이야. 그 씨발년 그거. 몰라. 열받아. 그 씨발년 때문에. 왜 줬겠냐. 씨발, 자지 좆나 빨아줬으니까 주는 거겠지. 뒤에서, 뒤에서 만나고 있겠지. 만나고 있으니까 주는 거지.”라고 말하는 모습을 녹화하여 이를 인터넷 방송으로 송출하였으나, 사실 피해자는 인터넷 방송 시청자를 만나 성적인 행위를 하는 대가로 후원을 받은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2(가명)의 법정진술 1. 공소외 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보고서 1. 수사보고(디지털 포렌식 결과, 피의자 방송 녹화파일 분석, 피의자가 전송한 메시지 캡처본 첨부, 피의자가 방송을 진행한 장소 특정, 피해자 전화진술 청취보고, 피의자 외장하드 디지털포렌식 결과 검토 보고서) 1. 각 112 신고사건 처리표 1. 각 녹취서 1. 피해자 나체 사진,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 피고인의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는 피해자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카메라등 이용 촬영의 점, 징역형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4항, 제1항(카메라등 이용 촬영물 소지의 점, 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283조 제1항(협박의 점, 징역형 선택),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전에는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종류, 동기, 범행과정, 재범위험성,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12. 8. 법률 제176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본문, 구 장애인복지법(2020. 12. 29. 법률 제17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의3 제1항 본문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 제1, 2항 기재 범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의 신상정보 등록기간은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제3호, 제2항에 따라 전체 선고형을 기준으로 하여 15년이 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위 죄와 나머지 각 죄의 형과 죄질, 범정의 경중 등에 비추어, 전체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이 결정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더 단기의 기간을 등록기간으로 정하지는 않는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죄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죄에 대한 판단(판시 범죄사실 제1, 2항 관련) 가. 피고인과 변호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1, 2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촬영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 내지 추정적 승낙이 있다고 볼 수 있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다는 점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 또한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 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등 참조). 또한 추정적 승낙이란 피해자의 현실적인 승낙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만일 피해자가 행위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승낙하였을 것으로 예견되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8081 판결 참조). 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나체 상태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의 모습을 사진 촬영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의 추정적 승낙 또한 인정될 수 없으며, 이러한 점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나체 상태로 잠을 자는 자신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 2장(이하 ‘이 사건 촬영물’이라 한다)을 발견한 즉시 피고인을 112에 신고하였다. 이 사건 촬영물은 새벽 04:30경 촬영된 것으로서, 피해자의 얼굴 및 가슴과 음부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반면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볼 만한 모습은 드러나지 않는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촬영물이 발견된 경위와 그 직후 피해자의 대응, 이 사건 촬영물의 내용과 촬영 당시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는 이 사건 촬영물의 촬영 당시 잠든 상태로서 피고인의 촬영 사실을 알았거나 잠들기 전에 피고인에게 자신이 잠든 뒤 촬영해도 좋다고 말한 바가 전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2) 피고인은 이 사건 전에 피해자와 교제하면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한 사실이 있고, 피해자에게 ‘하의만을 탈의한 채로 성관계를 하면서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옷을 입은 상반신만 사진 촬영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가슴과 음부 등을 모두 드러낸 채 잠든 자신의 모습을 피고인이 촬영하는 데까지 동의하였다거나,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이에 대한 피해자의 승낙이 예견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피해자는 2021. 3. 29. 10:15경 자신의 주거에서 피고인과 함께 있다가 피고인이 화장실에 양치를 하러 간 사이 잠금이 해제되어 있던 피고인의 휴대전화기를 보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피고인이 화장실에서 나와 휴대전화기를 돌려달라고 하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뭐 찔리는 것이 있냐”고 물었고, 피고인이 없다고 대답하자 피해자는 피고인의 휴대전화 내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 송수신 내역, 사진첩 내 사진 등을 훑어보다가,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이를 더 자세히 살피게 되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휴대전화 사진첩 내 ‘휴지통’(삭제된 파일들이 임시로 저장되는 공간)을 열었다가 피해자의 운전면허증 사진 1장과 함께 이 사건 촬영물을 발견하였고, 문 밖에 있는 피고인에게 “너 별 거 다 찍었네? 내 신분증 사진도 찍고 알몸 사진도 찍었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피고인이 방문을 세게 두드리며 피해자에게 “아 씨발, 문 좀 열어 봐. 내 핸드폰 내놓으라고”라고 말하였다. 피해자가 이 사건 촬영물의 저장 경로를 확인하다가 ‘에스캠’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를 촬영한 것을 발견하였는데, 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사진 촬영 시 소리가 나지 않는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은밀한 방식으로 이 사건 촬영물을 촬영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발견하자 상당히 당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은 이 사건 촬영물의 촬영 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를 촬영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 협박죄에 대한 판단(판시 범죄사실 제3항 관련) 라. 피고인 및 변호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 각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피해자는 평소 다투는 경우 상당한 수위의 욕설을 서로 주고받은 바 있고,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나 발언 역시 이러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마.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고의는 행위자가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인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협박죄가 성립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할 것이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도6347 판결 등 참조). 바.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 및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한 발언은 합리적인 상대방이 해악의 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구체적으로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 점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역시 인정할 수 있다[협박죄에서의 고의는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을 의미하고,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도2102 판결 등 참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피해자는 ‘(사이트명 생략)’ 사이트에서 ‘(별명 생략)’이라는 별명으로 오랫동안 개인 방송을 하며 상당한 수의 시청자를 확보하였고 이를 통해 생계를 영위해 온 사람으로서, 위 사이트에 접속하여 개인방송을 시청하는 상다수의 이용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이러한 피해자가 한때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후원하며 이른바 ‘회장’이라 불린 피고인과 실제로 교제한 사실이 알려지거나 이 사건 촬영물과 같이 그 과정에서 생성된 사진 등의 자료가 유포되는 경우 피해자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생기고, 피해자의 개인 방송에 지장이 생길 것이 예상되었다. 피해자는 이에 대한 상당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역시 이 사건 무렵 위 사이트에서 개인 방송을 하였는데, 피고인의 방송을 시청하는 이용자들 또한 피고인이 과거 피해자의 개인 방송에서 ‘회장’으로 불린 사실 및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의 관계가 악화된 사실 등에 관하여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별지1 범죄일람표 순번1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위 범행 당일인 2021. 5. 15. 새벽 피해자와 결별한 상태에서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주거에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쳤다. 그로 인해 두려움을 느낀 피해자는 같은 날 03:28경 112에 ‘전에 사귀던 남자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 발로 현관문을 차고 있다’는 내용으로 신고를 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새벽 04:26경부터 06:02경까지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별지2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개수가 149개에 이른다. 그 내용 역시 단순한 욕설에 그치지 아니하고, 피해자 및 피해자와 관련된 사람들을 죽이고 피고인 자신도 죽을 것이라는 취지(순번 34 내지 41, 48), 피고인이 구속되는 한이 있더라도 피고인이 아는 인터넷 방송 BJ들을 통해 피해자에 관한 사실들을 알리겠다는 취지(순번 47, 48), 피해자가 어디에 있든지 피해자를 찾아낼 것이라는 취지(순번 82 내지 84), 당시 피해자와 함께 있다고 추측한 상대 남성(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주거 내에 제3의 남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을 칼로 찌르겠다는 취지(순번 104 내지 106) 등 상당히 구체적이고 직설적이다. 위와 같은 범행의 경위와 방법 및 내용 등에 비추어,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실제로 위와 같은 해악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그로 인하여 공포심을 갖게 되기에 충분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별지1 범죄일람표 순번2 내지 4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위 범행 당시 개인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의 실시간 채팅 메시지에 반응하며 별지3 내지 5 기재와 같은 발언들을 하였다. 위 발언들과 시청자들의 채팅 메시지들을 보면, ① 피고인이 위 범행 얼마 전까지 ‘(사이트명 생략)’에서 방송이 정지된 데 대하여 상당한 분노감을 표시한 사실, ② 시청자들 역시 위 방송 정지의 원인이 된 신고가 누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를 짐작하고 있었던 사실, ③ 피고인 또한 신고자가 피해자임을 안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피해자가 자신을 이용하여 교제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만 취하였다고 폭로할 것이고 피해자의 사생활 등을 밝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피고인 스스로 자신의 폭로의 파급력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단지 피해자가 ‘(사이트명 생략)’ 사장 등과의 친분을 이용하여 피고인의 방송을 정지시켰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취지로 위와 같이 발언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아울러 위 1)의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실제로 위와 같은 해악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그로 인하여 공포심을 갖게 되기에 충분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0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유형의 결정] 명예훼손범죄 〉 01.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 [제2유형] 출판물등·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 [특별양형인자] – 가중요소: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8월∼2년 6월 [일반양형인자] 없음 나. 제2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유형의 결정] 디지털성범죄 〉 02. 카메라 등 이용촬영 〉 [제1유형] 촬영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월∼2년 [일반양형인자] 없음 다. 제3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 [유형의 결정] 디지털성범죄 〉 02. 카메라 등 이용촬영 〉 [제4유형] 소지 등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1년 [일반양형인자] 없음 라.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3년 10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6월 피고인은 교제 중이던 피해자 몰래 잠자는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소지하였으며, 위와 같은 사실이 발각되는 등의 사정으로 피해자와 결별하게 되자 피해자에 대한 원망을 바탕으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허위의 사실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와 동기, 범행방법,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피해자의 직업 등을 고려하면 명예훼손과 협박 등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현실적 피해, 정신적 고통과 충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볼 수 있음에도, 피고인이 현재까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용서를 구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피고인은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사람으로서, 일부 범행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경위, 피고인의 연령, 성행, 건강상태,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4. 결론 따라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각 협박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아니한다. [별지 생략] 판사 호성호(재판장) 우희성 최민혜 |
5. 결론
이 사건과 같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법촬영 및 협박 사건은 법률관계가 복잡하고 증거 확보가 어려워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증거의 수집과 보존, 추정적 승낙 항변에 대한 반박 등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불법촬영이나 이와 관련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