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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강간변호사 - SM 플레이 중 유사강간·상해·강요 혐의 무죄 판결 사례

법무법인 여암 성범죄전담팀

성적 취향을 공유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이른바 ‘SM 플레이’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가 범죄로 고소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합의된 SM 플레이를 둘러싸고 유사강간, 상해, 강요 혐의가 적용된 실제 사례를 통해 각 혐의의 성립요건과 법원의 판단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성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유사강간죄와 상해·강요죄의 성립요건

유사강간죄란 무엇인가

유사강간죄는 형법 제297조의2에 규정된 범죄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따라서 유사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즉 피해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이러한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반드시 증명되어야 합니다.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면 유사강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상해죄와 강요죄의 핵심 요건

상해죄는 타인의 신체를 다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이고,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입니다.

두 범죄 모두 피고인에게 그러한 행위를 저지르겠다는 의도, 즉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당사자 사이에 특정 행위에 대한 사전 합의가 있었다면, 합의된 범위 내에서의 행위는 원칙적으로 상해죄나 강요죄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2.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 판단

엄격한 증명의 원칙

형사재판에서 범죄 사실을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엄격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만약 검사의 증명이 그러한 확신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이는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행의 시일과 장소까지 포함하여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하며, 단순히 범행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 진술만 있는 경우의 신빙성 기준

피고인이 공소사실 전부를 강하게 부인하고, 직접적인 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뿐인 경우에는 그 진술에 거의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신뢰성이 요구됩니다.

이때 신뢰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타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 진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달라지거나, 진술 내용이 경험칙에 비추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면 그 신뢰성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이 사건의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성소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후,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며 SM 플레이를 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대화 과정에서 피해자는 항문성교나 구강성교는 거부한다고 밝혔고, 심하게 때리는 행위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였으며, 어느 정도의 가학적 접촉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하였습니다.

이후 피고인이 사전에 예약해 둔 모텔 객실에서 두 사람은 약속한 SM 플레이를 진행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신고 경위

피해자는 SM 플레이가 있었던 다음 날,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어 합의 없는 촬영, 항문에 도구를 삽입한 행위, 발바닥 및 엉덩이에 생긴 상처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러다 약 한 달여가 지난 후에야 피해자는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당시 제출한 진정서에는 유사강간 피해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진술을 여러 차례 변경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고인이 삽입하였다는 도구의 종류나 행위 방식 등에 관한 진술이 오히려 더 구체화되는 이례적인 양상을 보였습니다.

유사강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화되는 점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유사강간 피해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행위가 끝난 직후, 피고인에게 항문에 도구를 넣어봐도 되겠냐고 스스로 제안하였다는 점도 피해자 진술의 합리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모텔을 나간 후에도 피고인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한 행동 역시, 유사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행동으로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상해·강요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SM 플레이 전 당사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 플레이의 지속 시간, 피해자의 성별과 나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4시간 이상 폭행을 계속하였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팔꿈치, 무릎, 발바닥 등에 실제로 상처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피해자가 스스로 동의한 SM 플레이가 장시간 지속되면서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인식하지 못한 채 부수적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에게 상해와 강요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최종 결론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신뢰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볼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유사강간, 상해, 강요 혐의 모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2. 5. 7. 저녁 무렵 성소수자 커뮤니티인 ‘B’를 통해 피해자 C(가명, 남, 21세)를 알게 되어, 피해자와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만나서 ‘SM 플레이(가학적으로 성적인 접촉을 하는 역할극)’를 하기로 하였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원하는 가학행위의 정도가 서로 달랐으나 피해자와 서로 협의하여 가학행위의 범위를 조율하기로 하고, 피해자가 ‘일회성 만남에서 항문성교나 구강성교는 하지 않는다, 본디지(몸을 결박하는 것), 블라인드(안대로 눈을 가리는 것), 도그(개처럼 기는 것), 유두개발(가슴을 애무하는 것), 약스팽(손바닥 등으로 약하게 때리는 것) 정도는 관심 있긴 한데’라고 말하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항문 성관계 등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피고인이 ‘좀 더 하드하게 괴롭힐 수 있다는 거’라고 말하자 피해자가 ‘하드하게 괴롭힌다는 게 스팽만 아니면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스팽도 포함인데, 중요한 건 멍들게 하거나 다칠 정도로 하진 않는다는 거’라고 말하자 피해자가 ‘그럼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어느 정도의 가학적 접촉에는 동의하였으나 심하게 때리는 등의 행위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1. 유사강간
피고인은 2022. 5. 8. 01:00경 서울 종로구 D모텔’ E호에서 피해자를 만나, 미리 약정한 대로 ‘SM 플레이’를 하기로 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옷을 전부 벗게 한 뒤 피해자의 손과 발을 결박하고, 피해자의 눈에 안대를 씌운 뒤 피해자가 바닥에 팔꿈치와 무릎을 대고 엎드리고 있을 때 갑자기 피해자의 항문에 불상의 도구를 삽입하여, 피해자의 항문에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하였다.
2. 상해, 강요
피고인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은 일시·장소에서,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눈을 가리고 결박한 채 ‘SM 플레이’를 하던 중 피해자가 동의한 범위를 넘어 피해자의 엉덩이와 발바닥을 나무 소재 구두주걱으로 30회 이상 때리고,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가학행위를 멈출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듣지 않은 채 수 시간 동안 피해자로 하여금 나체 상태로 무릎과 팔꿈치를 이용하여 바닥을 기어 다니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폭행하여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팔꿈치 및 무릎의 타박상 등을 가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1.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문에 도구를 넣는 유사강간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공소사실 제1항).
2.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된 범위 내에서 이른바 ‘SM 플레이’를 하였을 뿐,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사실이 없고, 그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공소사실 제2항).

. 판단
1. 인정 사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전후로 아래와 같은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2. 5. 7. 저녁경 성소수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B’에서 대화를 하게 되었고, 이후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SM 플레이’를 하기로 하였다.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해자: 어떤 플 말씀하시는 건지 알 수 있을까요.

나. 피해자는 2022. 5. 8. 01:00경 피고인이 미리 묵고 있던 서울 종로구 소재 ‘D모텔’ E호에 도착하였고, 같은 날 08:30경 위 모텔에서 나갔다.
다. 피해자는 2022. 5. 9. 18:19경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피고인에게 ‘일요일에 D모텔에서 봤던 사람입니다. 사진도 지워졌고 다시 볼 사이도 아니니 할 말은 하려고요. 저보고 왜 이렇게 떠냐고 하셨죠. 사진 갖고 있었으니 그렇죠. 합의된 것 외에 촬영하신거나 강제로 ㅇㄴ에 로터 넣으신 것도 굉장히 불쾌했고 그것도 포함해서 하드 스팽에 가혹행위 하신 것도 싫었습니다. 서로 만족하기 위해서 플하는건데 본인이 원하는 것만 강요하고 하는 것도 잘못되었다 생각하고요. 팔꿈치랑 무릎은 붓고 까졌고 발바닥에는 피멍 들었습니다. 그때 플 이후에 발기도 잘 안되더라고요. 10년차 하셨다고 하셨는데 처음한 제가 플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은 것 같네요. 네 그럼 수고하시고 다른 분이랑 하실 때는 좀 합의하에 적당히 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라. 이후 피해자는 2022. 6. 21. 피고인에 대하여 ‘피해자의 동의없이 신체를 촬영하였고, 피고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엉덩이와 발바닥을 폭행하였으며, 피해자를 협박하여 팔꿈치와 무릎을 사용해 기어 다니게 하여 상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2. 관련 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하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이러한 확신을 하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와 장소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함에도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범행이 이루어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2도5722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공소사실 전부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기록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하며 나머지 증거는 모두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한 전문증거 등에 불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일관되게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여 피고인의 항문에 도구를 넣는 유사강간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합의된 SM 플레이만 하였을 뿐, 합의된 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에다가 이 사건 기록 및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공소사실 제1항 관련
① 피해자는 2022. 6. 21.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유사강간 범행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은 기재한 사실이 없다. 한편 피해자는 2022. 6. 27. 제1회 경찰 조사 당시에는 ‘피고인이 팔꿈치와 무릎으로 기어 다니라고 하면서 안 그러면 때리겠다고 하여 팔꿈치와 무릎으로 방바닥을 기어 다녔다. 그 행위 외에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문에 자신의 성기나 도구를 집어넣는다고 이야기하였고, 항문에 어떤 도구를 넣었다. 당시 안대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항문에 어떤 도구를 넣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넣는 도중에도 거부하였는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억지로 넣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 이후 피해자는 2022. 9. 4. 제2회 경찰 조사 당시에는 ”피고인과 SM 플레이를 하던 도중 동의 없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문에 억지로 알 수 없는 도구를 넣었다. 끝나고 나서 보니 검정색의 손가락 정도 크기의 도구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문에 도구를 넣었을 때 ’기분이 좋냐‘고 물어보았고, 피해자가 대답을 하지 않거나 ’아프다, 빼달라‘고 하였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렸다. 피고인은 항문에서 도구를 빼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고 항문에 도구를 넣은 채로 피해자의 발바닥을 주걱같은 것으로 때리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2). 한편 피해자는 2023. 3. 3. 검찰에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서를 제출하였는데, 피해자는 피고인의 유사강간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이 처음에는 진동이 있는 도구를 (피해자의 항문에) 삽입하였다. 삽입 후 배터리가 고장 나 진동이 없자 다른 도구를 사용하였다. 첫 번째 및 두 번째 도구의 종류는 잘 모르겠다. 도구 삽입은 만난 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지난 이후부터 시작되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과 발의 결박을 풀어줄 때까지 계속되었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5).
이처럼 피해자는 최초 경찰 진술 당시에는 피고인의 유사강간 범행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지 않다가 제2회 경찰 조사부터 진술하기 시작하였는데, 오히려 시간이 경과할수록 피고인이 삽입하였다는 도구의 종류, 사용 방법, 피고인의 행동 및 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등에 관한 진술이 점점 구체화되는바, 이러한 진술의 변경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피해자의 진술이 번복되는 이유를 단순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건 당시에 관한 피해자의 기억이 희미해진 탓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②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SM 플레이를 모두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였는데, 피해자가 ‘딜도’같은 도구를 자신의 항문에 넣어보면 안 되겠냐고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미안하다, 다음에 날 잡아서 하자’고 거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1). 한편 피해자 역시 경찰 조사 당시 ”플레이가 끝나고 나서 피고인에게 그 도구를(항문에) 넣어보면 안 되겠냐고 말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도구 세척을 이미 마쳤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여 넣지 않았다. 당시 아직 피해자의 몸에 결박이 풀리기 전이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넣어달라고 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2).
살피건대, 피해자 진술에 의하면 당시 피해자는 최소한 4시간 이상 피고인으로부터 항문에 도구를 넣은 채로 유사강간 범행을 당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문에 있는 도구를 빼고 안대를 벗겨준 직후 다시 피고인에게 항문에 도구를 넣어보면 안되겠냐는 취지의 제안을 하였다는 것인바,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 본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사강간 범행 직후 피해자의 태도로 보기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더욱이 피해자는 위와 같은 행동을 한 이유에 관하여 이는 피고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고, 그 비위를 맞추려는 이유에 관하여는 ‘풀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 비위를 맞춘 것이다’고 하면서도 또한 ‘상대방에게 만남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여지를 주기 위해 그런 것이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는바(증거목록 순번 22), 위와 같은 서로 다른 이유가 양립가능한지 상당히 의문이다. 또한 피해자의 위 진술을 ‘상대방에게 만남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여지를 주어 몸의 결박을 풀기 위함이다’라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요청을 할 당시는 이미 피고인이 샤워를 하기 직전 또는 직후로 보이는바, 어느 경우로 보더라도 당시는 이미 SM 플레이가 거의 마쳐진 상황으로 피해자가 굳이 피고인의 비위를 맞춰 결박을 풀기 위해 위와 같은 말을 하면서 노력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자신의 항문에 도구를 넣어보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한 것에 관한 피해자의 설명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고, 이러한 점 역시 피해자 진술의 합리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③ 피고인은 2022. 5. 8. 08:21경 피해자에게 ‘가라 시바 욕나오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잠시만 1분만 말씀드릴 것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피고인에게 계속해서 모텔 객실 문을 열어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요청을 거절하였으나, 피해자는 계속해서 피고인에게 문을 열어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러한 피해자의 요청은 같은 날 08:50경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증거목록 순번 20).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이 SM 플레이 도중 피해자의 동의 없이 사진 등을 촬영하여 그 삭제를 요구하기 위해 기다린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살피건대, 당시 피해자가 촬영물 삭제를 위해 피고인을 계속해서 기다린 것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위 카카오톡 대화의 맥락, 피고인과 피해자의 태도, 대화의 분위기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직전에 유사강간 범행을 당하였다는 점을 유추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을 만나 SM 플레이 도중 촬영된 사진 등의 삭제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고, 위와 같은 촬영이 피해자 동의 없이 이루어졌는지도 상당한 의문이 든다.
④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고, 범행 후 피해자의 태도 중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기는 하나(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은 성폭력 피해자의 행동으로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고, 위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나. 공소사실 제2항 관련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상해 및 강요에 관한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SM 플레이를 시작한지 30분~1시간정도 경과한 후부터 피고인에게 거부의사를 표시하였지만 피고인이 계속해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살피건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SM 플레이 전 대화 내용, SM 플레이의 지속 시간, 피해자의 성별 및 나이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약 4시간 이상 피해자의 엉덩이와 발바닥을 때리고, 강제로 무릎과 팔꿈치로 바닥을 기어 다니게 하였을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또한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요도에 무엇인가를 삽입하겠다, 비아그라를 먹이겠다‘는 등의 말을 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당초 합의한 것과 같이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유발하기 위한 말과 행동이었던 것으로 보일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그만하자고 하였음에도 피고인이 합의한 범위를 넘어 가학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의무없는 일을 강요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카카오톡 대화내역을 보더라도 피해자는 플레이 내용 중 ’수치‘와 관련된 행위에 대하여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② 한편 피해자가 제출한 사진, 진단서 등에 의하면, 이 사건 SM 플레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팔꿈치, 발바닥 등에 상처가 발생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증거목록 순번 5 내지 8). 그러나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상당히 긴 시간 SM 플레이를 하였고, 그 시간 동안 피고인은 피해자의 발바닥을 때리고 피해자는 나체 상태로 무릎과 팔꿈치를 이용하여 바닥을 기어 다녔는바, 위와 같은 상처들은 피고인이나 피해자 모두 인식하지 못한 채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즉 이러한 상처는 피해자가 승낙한 SM 플레이가 상당한 시간 지속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는바, 이를 들어 사회상규에 반하여 그 행위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더불어 SM 플레이를 목적으로 만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서로 합의한 내용 등을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상해 및 강요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 밖의 사정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SM 플레이는 모두 합의된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는데, 이후 피해자는 처음 경험해본 SM 플레이에 대한 혼란스러움, SM 플레이 당시 촬영된 사진 등이 여전히 피고인에게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걱정, 뒤늦게 발견한 팔꿈치 및 발바닥의 상처 등으로 인하여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느끼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을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이처럼 SM 플레이와 관련된 형사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당사자 사이의 합의 범위, 피해자 진술의 신뢰성 등을 정밀하게 다투어야 하므로, 피고인 혼자서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분석하고, 합의 경위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전략이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에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형사사건은 ‘골든타임’이 중요합니다.
망설이는 순간 결과는 달라집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법무법인 여암의 형사전문 변호사들이 당신의 편에서 싸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