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행위가 강제추행죄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종종 사회적 논란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뒤에서 껴안은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가 법적으로 ‘추행’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떤 신체 접촉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강제추행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추행 해당 여부 판단 기준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의 태양, 주변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합니다.
즉, 단순히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꼈다는 사실만으로 추행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수준의 행위여야 합니다.
이 기준은 특히 피고인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 이 사건에 적용된 법률 규정
이 사건에서 피해자 B(12세)에 대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이며, 피해자 E(13세)에 대한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위반(강제추행)이었습니다.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③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보다 가중된 처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또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 즉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요건입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PC방에서 당시 13세인 피해자 E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같은 날 12세인 피해자 B를 뒤에서 껴안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들을 껴안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추행의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건 당시 피고인은 전날부터 상당량의 술을 마셔 만취 상태였고, 사건 직전에도 편의점 앞에서 잠을 자다가 경찰로부터 귀가 조치를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피해자 E에 대한 판단(유죄)
법원은 PC방 내부 CCTV 영상 및 피고인이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E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위반(강제추행)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피해자 B에 대한 껴안은 행위는 이 유죄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보아 별도의 주문 없이 처리되었습니다.
피해자 B에 대한 판단(무죄)
법원은 피해자 B를 뒤에서 껴안은 행위에 대해서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피고인이 누군가를 만질 목적으로 대상을 물색하거나 배회한 정황이 없었고, 피해자들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지 않은 점, 껴안은 시간이 2~3초에 불과한 점, 남성인 피고인이 남성인 피해자들을 잠깐 껴안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만한 발언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습니다.
또한 범행 장소가 밝고 주변에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개된 공간이었다는 점도 강제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주 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23. 10. 1. 14:13경 이천시 C에 있는 ‘D PC방’에서 친구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피해자 E(남, 13세)에게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입건전조사보고서(DPC방 내부 CCTV 열람 및 분석), CCTV 영상 CD, CCTV 캡쳐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형법 제298조(벌금형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1. 이수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본문 공개명령, 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 이수명령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의 위험성,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범행 방법, 결과 및 죄의 경중, 공개명령, 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폭력범죄의 예방효과,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23. 4. 11.) 제3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단서,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 및 취업제한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공개명령, 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 않는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거나 뒷목 가까이에 다가가는 듯한 화면이 확인된다는 사실만으로 실제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에 입을 맞추었는지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DPC방 내부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3. 10. 1. 14:13:53경 피해자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였고, 14:14:05경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있던 피해자의 오른쪽 귀에 귓속말을 하였으며, 14:14:13경 피해자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경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술에 취한 어른이 목에 뽀뽀를 한 것에 대해 무섭고 수치스러웠을 것이라고 답변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 사실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500만 원 ~ 1,500만 원 2. 양형기준 미적용(벌금형) 3. 선고형의 결정: 벌금 500만 원 ○ 불리한 정상 – 피해자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은 이전에도 음주문제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 유리한 정상 – 이 사건 범행의 추행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그 과정에서 행사된 유형력의 정도도 현저히 약하다. –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의하여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해자 E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2023. 10. 1. 14:13경 이천시 C에 있는 ‘D PC방’에서 친구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피해자 E(남, 13세)에게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의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피해자 B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2023. 10. 1. 14:17경 이천시 C에 있는 ‘D PC방’ 후문 근처에서 성명불상의 남성과 말다툼을 하던 중 그곳에 있던 피해자 B(남, 12세)를 가리키며 “거봐 얘가나 강간했어, 강간”이라고 말하였고, 그 말을 들은 피해자가 웃자 피해자에게 “웃겨? 씨발”이라고 말한 후 “장난이야”라고 말하며 피해자에게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의 뒤에서 피해자를 껴안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미만의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껴안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추행의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 3. 판단 가.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본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거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이 피해자들에게 불쾌함을 느끼게 한 것을 넘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정도의 행위로서 강제추행죄의 요건이 되는 ‘추행’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경찰에서 ‘사건 전날 소주 2병을 마치고 사건 당일 아침에도 편의점 앞에서 소주 두병 이상 마신 것 같다.’라고 진술하면서 이 사건 범행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여기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전인 2023. 10. 1. 13:05경 술에 취하여 편의점 앞에서 잠을 자다가 경찰관으로부터 귀가조치를 받은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당시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② 피고인은 술에 취한 채 이 사건 당시 피해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거는 등의 행태를 보인 것으로 보이나, 이를 넘어 피고인이 누군가를 만질 목적으로 대상을 물색하거나 배회하는 등의 모습은 찾기 어렵고, DPC방 내부에서도 피고인이 말을 걸어 자리를 피한 피해자 E을 따라가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③ 피고인이 피해자 B에게 “웃겨? 씨발”이라고 말한 후 다가와서 “장난이야”라고 말하고 껴안았을 뿐 피해자들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껴안은 시간이 2~3초 정도로 길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남성인 피고인이 남성인 피해자들을 잠깐 껴안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피고인의 행위에 의하여 피해자들이 놀라거나 기분이 나빴을 수는 있으나,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당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만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④ 이 사건 당시 범행 장소는 환하였고, 주변에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있었던바, 그와 같이 밝고 공개된 장소에서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을 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해자 B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의 점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고, 피해자 E에 대한 뒤에서 껴안은 행위로 인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에 관하여는 이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판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강제추행 사건은 신체 접촉의 유무뿐만 아니라 행위의 구체적인 태양, 고의의 존재 여부, 피해자의 반응 등 다양한 사정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복잡한 사건으로, 당사자가 혼자 대응하는 경우 중요한 법리적 쟁점을 놓칠 위험이 큽니다.
성범죄 전문 형사변호사는 추행의 고의 여부, 행위의 객관적 성격 등 범죄 성립요건에 대한 정밀한 법리적 분석과 증거 검토를 통해 의뢰인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상황에 처했다면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