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전문변호사 | 검사출신 법무법인 여암

송파 준강간 변호사 - 연인 간 준강간·준강제추행·협박 전부 무죄 판결

법무법인 여암 성범죄전담팀

연인이나 동거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 고소 사건은 최근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문제되고 있으며, 합의된 관계와 범죄 사이의 경계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제 중이던 연인 사이에서 제기된 준강간, 준강제추행, 협박 혐의에 대해 법원이 모두 무죄를 선고한 실제 사례를 통해 각 범죄의 성립요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성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준강간죄의 성립요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의 의미

준강간죄는 형법 제299조에 따라,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여기서 심신상실이란 음주나 약물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나 의식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에 이르지 않더라도 신체적·심리적 이유로 저항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술에 취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준강간의 고의 요건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상대방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상대방의 동의가 있다고 믿었다면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동거 연인처럼 평소에도 성관계를 가져온 관계에서는 피고인이 상대방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다는 인식을 가졌는지를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2. 협박죄의 성립요건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행위자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 표현이나 일시적인 분노의 표출에 불과하여, 주변 사정에 비추어 가해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해악의 고지는 언어가 아닌 행동으로도 가능하지만, 그 행동이 언어에 의한 해악 고지와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3. 준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강제추행에 상응하는 위법성 요건

준강제추행죄 역시 형법 제299조에 근거하며,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어떤 행위가 준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그 행위가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을 만한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었는지를 규범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준강제추행죄의 성립을 부정해야 합니다.

연인 사이의 성적 접촉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특히 부부 또는 연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성적 접촉은 평소 성행 및 관계, 전후 사정에 따라 그 양태가 다양할 수 있으므로, 이들 사이에서 성범죄 성립을 인정하려면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 것인지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동거 연인 사이에서의 성적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곧바로 준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4.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1년 6개월간 교제한 연인으로, 약 1년간 주말에 함께 동거하며 성관계를 가져온 사이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자신이 만취하여 잠든 사이 두 차례 간음하였다는 준강간 혐의, 자해 행위를 보여주며 협박하였다는 협박 혐의, 그리고 낮잠을 자는 동안 신체를 접촉하였다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피고인을 고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믿었고, 자해는 자책에서 비롯된 것이며, 신체접촉은 평소와 같은 자연스러운 스킨십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준강간 혐의에 대한 판단

법원은 먼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피해자가 귀가 후 피고인과 함께 샤워를 하였고 머리까지 말렸으며, 샤워 중 피고인의 행위에 “극혐”이라고 반응하였고, 성관계 도중 “하지마”, “안에다 하지마”라고 말하는 등 어느 정도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고의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다음 날 피고인에게 항의하자 피고인이 “동의한 줄 알았다”고 답한 점, 피해자의 거부의사 표현 여부 자체가 불분명한 점, 피고인이 성관계 중 “어?”라고 되물으며 자연스럽게 이어나간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협박 혐의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혼자 화장실로 들어가 자해한 후 상처를 보여주었을 뿐, 그 전후로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위협적 언동을 하지 않았고 집을 나서는 피해자를 막거나 위협하지도 않은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자해 이후에도 피고인과 동거를 유지하였고, 이후 같은 침대에서 낮잠을 자던 피고인을 집에서 내쫓기까지 하였던 점을 근거로, 피해자가 피고인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의 자해 행위가 협박죄 성립에 필요한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의 해악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역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해자와 피고인이 술이나 약물 없이 낮잠을 자던 중 발생한 일로, 피해자가 옷을 벗기는 동안 피고인의 행위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두 사람이 동거 중이었고 약 2주 전에도 자발적인 성관계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강제추행의 고의를 가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평소 피고인이 스킨십을 시작하면서 성관계로 이어지던 두 사람의 성관계 패턴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준강간, 협박, 준강제추행 세 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가명, 여, 23세)과 2021. 6.경부터 2022. 11. 19.경까지 교제하였던 사이이다.
가. 준강간
1) 피고인은 2022. 10. 하순 새벽 무렵 대구 북구 C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만취하여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고, 계속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2) 피고인은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간음한 후 만취하여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고, 계속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2회 간음하였다.
나. 협박
피고인은 2022. 11. 4. 21:00경 가.의 1)항 기재 장소에서 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준강간한 일로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말하며 퇴거할 것을 요구하자 그곳 책상 위에 있던 사무용 가위를 들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피고인의 양쪽 팔을 가위 날로 수회그어 피가 나도록 자해를 한 후 피해자에게 자해를 하여 피가 난 피고인의 양쪽 팔뚝을 보여주며 "네가 헤어지자고 할까봐 자해를 했다."라고 말하여 마치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처럼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다. 준강제추행
피고인은 2022. 11. 19. 14:00경 가.의 1)항 기재 장소에서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뒤에 누워서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허벅지 부근까지 내린 다음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갖다 대고 수회 문질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이하 '고소인'이라 한다)를 추행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의 요지
가. 공소사실 가.항 기재 성관계 당시 고소인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위와 같이 성관계를 할 당시 고소인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고소인을 간음할 고의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나. 공소사실 나.항 기재 피고인의 자해 행위는 고소인과의 성관계 후 성욕을 참지못한 피고인 자신을 자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뿐, 고소인을 협박한 것이 아니다. 다. 공소사실 다.항 기재 신체 접촉은 피고인이 평소와 같이 동거하던 연인인 고소인의 신체를 자연스럽게 접촉한 것일 뿐 고소인을 추행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에는 고소인을 강제추행한다는 고의도 없었다.
3. 관련법리 및 피고인과 고소인의 관계
가. 관련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467 판결 등 참조).
2)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은 물론 피해자도 하나의 객관적 사실 중 서로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한정하여 진술하게 되고, 여기에는 자신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진술하더라도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즉,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나. 고소인과 피고인의 관계
1) 고소인은 2000년생이고, 피고인은 2002년생으로서 고소인과 피고인은 같은 대학교에 다니며 알고 지내다가 2021. 6.경부터 연인관계로 교제를 시작하여 2022. 11. 19. 연인관계를 정리하기 전까지 약 1년 6개월간 교제하였다.
2) 고소인과 피고인은 약 1년간 주말에 원룸에서 동거하였고, 같은 침대를 사용하였으며, 성관계를 하였다(고소인과 피고인은 군인으로서 고소인은 주중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였다).
3) 고소인은 평소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관하여 '대체로 거부감을 표현했다.'고 진술하면서도, '화를 내면서 응해주거나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원하면 응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평소 성관계시 명시적 동의를 구한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하였으며(B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면, 3면, 5면, 11면), 피고인은 고소인과의 성관계가 시작되는 과정에 관하여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다가 관계를 할 때가 많았다.'고 진술하였고(피고인신문 녹취서 2면), 고소인도 수사기관에서 '항상 관계가 시작될때 피고인이 제 몸을 만지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8면).
4) 고소인은 그 주장 준강간 이후에도 피고인과 동거를 계속하였고 그 주장 준강간 일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난 2022. 11. 4.경에도 피고인과 자발적인 성관계를 했다.5) 고소인은 2022. 11. 19. 피고인과 같은 침대에서 낮잠을 자다가 공소사실 다.항 기재 신체접촉을 이유로 피고인을 동거하는 집에서 내쫓았고 피고인과 헤어졌다.
4. 준강간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고소인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에 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고소인의 진술을 비롯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소인이 고소인 주장의 준강간 당시 주취로 인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고소인은 이 사건 당일 술에 취해 여자 후배의 부축을 받아 피고인과 동거하던 자취방으로 귀가하였지만, 귀가 후 피고인과 샤워를 같이 하였고, 피고인이 샤워 후 고소인의 머리까지 말려 주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피고인과 잠자리에 들었는바, 고소인 귀가 후 고소인 주장 준강간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고 또한 고소인이 샤워를 하고 머리까지 감고 말렸기에 술이 어느 정도 깼을 것으로 보인다.
2) 고소인이 이 법정에서 샤워 당시 욕실 안에서 피고인이 고소인의 입에 성기를넣으려고 하였기에 피고인을 향해 "극혐"이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고소인은 샤워 당시에도 어느 정도 정신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면).3) 고소인은 '피고인이 손가락을 제 몸에 넣기에 너무 싫어서 몸을 비틀었고, 계속건드리는 느낌이 나서 계속 몸을 비틀었다. 잠에서 깼을 때 피고인이 삽입을 하고 있길래 "하지마"라고 했는데 안 멈추니까 "안에다 하지마"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고소인이 그 주장 준강간 당시에도 자신의 상황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 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1면, 13면, 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면).
나.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
설령, 고소인이 그 주장 준강간 당시 주취로 인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1) 고소인과 피고인이 동거하며 성관계를 했던 사이이고 고소인이 주장하는 준강간 이후에도 둘 사이에 자발적인 성관계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고소인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강제로 고소인을 간음할 특별한 동기를 찾기 어렵다.
2)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성관계 거부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고소인의 진술밖에 없는데, 고소인은 당시 자신이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고소인이 당시 거부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했는지 알 수 없다.
3) 고소인은 피고인이 고소인의 "하지마", "그만해"라는 거부에도 불구하고 "어?"라고 답변하며 성관계를 지속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3면, 14면). 그런데 만약 피고인이 의식이 없거나 행위통제능력이 없는 고소인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목적이었다면 고소인이 신음소리를 내며 깰 태세를 보일 때 재빨리 성행위를 종료하거나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성행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텐데, 피고인은 고소인에게 "어?"라고 되물으며 자연스레 성행위를 이어나갔다는 것인바, 고소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와 같은 고소인의 행동은 준강간의 고의를 가진 사람이 하는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부자연스럽다.
4) 고소인은 '고소인 주장의 준강간 다음 날 피고인에게 "어제 왜 그랬냐."고 물었고, 이에 피고인이 "뭐가?"라고 답을 했으며, 고소인이 다 알고 있다고 말하니 이에 피고인이 "동의한 줄 알았다."고 대답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14면), 피고인은 고소인의 동의가 있는 줄 알고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소인은 연인관계가 종료된 후 그 주장 준강간을 포함하여 피고인과의 교제 과정에서 입었던 마음의 상처에 관하여 피고인을 힐난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피고인은 수차례 미안하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하였으나 이는 고소인의 피고인에 대한 책망에 대응하여 사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또한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준강간 공소사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진술을 하였으나 이는 성범죄 의혹만으로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군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수사 당시 피의사실을 자백하고 빨리 합의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조사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던 변호인이 제출한 변호인의견서에는 피의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피고인의 인식이 없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5. 협박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협박죄에 있어서의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고의는 행위자가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 인용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다만 행위자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여 주위사정에 비추어 가해의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는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나 위와 같은 의미의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사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의 외형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주위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546 판결 참조).
또한 해악은 경우에 따라 언어가 아닌 거동에 의하여 고지할 수도 있는 것이나, 어떠한 행위를 거동에 의한 해악의 고지라고 하기 위해서는 언어에 의한 해악의 고지와 동일하게 평가되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 판단
고소인이 피고인의 자해를 알게 된 후 피고인과 함께 있던 집에서 나와 기차표를 구입하여 고향집으로 간 점, 고소인이 수사기관에서 '저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은 피고인의 자해로 인하여 불쾌감과 불편함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고소인이 어느 정도 불쾌감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어도 피고인의 행위가 협박죄의 성립에 요구되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것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해악을 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고소인은 '피고인과 성관계 후 제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팔을 보여주었는데, 팔을 가위로 여러 번 그은 자국을 보여주며 "네가 헤어지자고 할까 봐 자해를 했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고소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혼자 화장실로 들어가 자해를 하였을 뿐 그 전후로 고소인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은 언동을 하지는 않았으며, 서둘러 집을 나서는 고소인에게 화를 내거나 위협하는 말을 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 고소인은 당시 상황에 관하여 '피고인은 제가 나가기 전까지 제가 헤어지자고 할까 봐 무섭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부연하였는바(증거기록 19면), '고소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욕망을 참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고자 화장실로 들어가 가위로 양팔손목을 그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면이 있다.
3) 고소인은 자해한 상처를 보여준 행위가 협박이라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것 때문이라도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못 꺼냈다. 저한테도 할까 봐.'라고 진술하였으나, 고소인은 그 주장 준강간 직후 피고인에게 헤어지자고 하였고 이후 피고인의 사과를 받아들여 교제관계를 이어나갔다(증거기록 16면).
4) 고소인은 피고인의 자해가 있은 후에도 피고인과의 동거를 유지하였다.
5) 무엇보다도 평소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폭행 등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없고, 고소인은 그 주장 협박 이후 피고인과 한 침대에서 낮잠을 자다 자신에게 성관계를 시도하던 피고인을 그대로 원룸에서 내쫓았는바, 고소인은 피고인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자해가 고소인에게 불쾌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을 넘어서 협박으로 평가할만한 공포심을 유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6. 준강제추행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자를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으로 강간죄나 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라 처벌하는 취지는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가 준강간죄 내지 준강제추행죄와 그 행위태양이 다름에도 실질적으로는 위법성이 같다고 보기 때문이므로, 어떤 행위가 준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행위가 강제추행죄로 처벌받을만한 정도의 위법성을 가졌는지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준강제추행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한다.
특히 부부 또는 연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성적 접촉은 평소 성행 및 관계, 전후의 사정에 따라 그 양태나 특성이 다양할 수 있으므로, 이들 사이의 성범죄 성립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당사자 일방의 행위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 것인지 여부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의하면, 고소인이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사실 및 피고인이 고소인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고소인을 추행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고소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1) 고소인과 피고인은 작은 침대에 같이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고, 고소인은 '피고인이 먼저 잠에서 깨 만지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고소인이 묘사한 피고인의 행위는 잠을 자고 있던 고소인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다음 피고인의 성기를 고소인의 음부에갖다 댄 후 여러 차례 문질렀다는 것인데, 당시 고소인이 술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이 아님에도 옷을 벗기는 동안 피고인의 행위를 깨닫지 못하였다는 점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2) 설령 고소인이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고소인과 피고인이 동거하면서 성관계를 하던 사이였고, 약 2주 전인 2022. 11. 4.에도 자발적인 성관계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당시 고소인의 성관계 동의가 기대 불가능하지는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잠에서 깬 고소인이 거부의사를 보이자 피고인은 즉시 신체접촉을 중단하였다).
3) 또한 위에서 살핀 고소인과 피고인의 성관계 패턴(피고인은 고소인과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다가 성관계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고소인은 항상 피고인이 고소인의 몸을 만지기 시작하면서 성관계를 시작하였다고 진술하였다)을 고려할 때, 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동거 연인과의 성관계를 기대한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이라고 볼 수도 없다.
7.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5. 결론

준강간, 준강제추행, 협박 혐의는 범죄 성립요건이 복잡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서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은 피해자 진술만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아, 각각의 성립요건에 대한 정밀한 반박 논리를 구성하고 유리한 정황 증거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줄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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