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준강간)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기초사실]
피해자 B(여, 52세)은 2007.경 조현정동장애 진단을 받고, 2007.경부터 2021.경까지
총 6회에 걸쳐 C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잘 조절되지 아니하고, 병식(病識, 현재 자신이 병에 걸려 있다는 자각)이 없어 치료순응도가 매우 낮아 급성기에는 피해망상, 충동성, 공격성 등 증상이 심한 편이며, 와해된 행동으로 인하여 자기의사결정이나 사무처리를 타인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합리적인 판단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1. 10. 말경 남양주시 D에 있는 E 부근에 있는 인적이 드문 왕숙천변에서, 피해자가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피해자에게 신고하겠다고 하자 피해자가 겁을 먹었고, 피고인이 신고하지 않았으니 피고인의 차량에 탈 것을 요구하자 피해자가 피고인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등 피해자가 통상의 일반인과 달리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22. 1. 1.경 피해자 남편F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위 F으로부터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더 이상 연락하지 말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피해자의 정신장애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2. 1. 11.경 신용카드 결제대금 등으로 돈이 필요하여 피해자에게 '피고인 모친의 병원비가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말하여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1,000만 원, 2022. 2. 10. 200만 원, 2022. 2. 12.경 200만 원 등 총 3회에 걸쳐 합계 1,4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G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송금받았다.
피고인은 2022. 2.경 피해자가 피해자 모로부터 상속받은 토지가 수용되어 수용보상금으로 약 8억 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 피고인의 기존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피해자로부터 2022. 2. 15.경 피고인 명의의 H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억 8,6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합계 2억 원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1. 제1, 2회 각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B, F의 각 진술기재
1. 각 녹취록
1. 이체영수증(2억 원 관련), 차용증
1. 입원통지서, 각 소견서(증거목록 순번 13, 94, 96), 의무기록지, 진단서, 입퇴원확인 서(증거목록 순번 19, 95, 97), 입원경과기록, 진료기록감정촉탁회신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8조 제1항(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지 않았다. 설령 피해자가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한 사실이나 준사기의 고의가 없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준사기죄는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을 교부받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형법 제348조).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것은 기망을 수단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도 기망행위를 한 사기죄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므로 사기죄에 준하여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이란 민법상 미성년자 중 사리분별력, 즉 일의 이치를 구별하여 가르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로서 기망수단에 의하지 않아도 처분행위를 할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준사기죄는 사기죄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재산권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사리분별력의 부족은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의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 인정되어야 한다.
'사람의 심신장애'란 정신적 결함으로 인하여 의사결정능력에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앞서 본 미성년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재산상 거래와 관련하여 의사결정능력에 지장이 있어서 기망수단에 의하지 않아도 처분행위를 할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란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심신장애로 인해 유혹에 빠지기 쉬운 상태를 이용하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 법률 규정과 그 의미, 준사기죄의 보호법익 등을 종합할 때,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준사기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피해자가 정신적 결함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로 인해 구체적 · 개별적 재산상 거래와 관련하여 의사결정능력에 지장이 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처분행위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합계 2억 원을 교부받았음이 인정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가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
가) 피해자는 이 사건 처분행위를 전후하여 그 무렵 심한 정도의 편집조현병 등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
① 피해자는 2007년경 처음으로 조현병 진단을 받고, 이 사건 발생 무렵까지 여러 차례 입원치료를 받았다.
② 피해자는 2021. 12. 10. 무렵 I병원에 응급입원 되었다가 2021. 12. 13. J병원으로 전원하여 같은 달 31일까지 위 병원에서 편집조현병 진단 하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J병원의 의사 K는 2022. 3. 17. 자 소견서에서 '피해자는 사고 및 지각장애, 불안, 불면, 이자극성, 충동성 및 공격적 행동 등을 주증상으로 한 편집조현병 진단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증상이 잔존한 상태에서 퇴원하였으며 현재 기능저하가 동반되어 있어 향후 6개월 이상의 안정가료 및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③ 피해자는 2022. 3. 22.부터 2022. 7. 4.까지 L병원에서 편집조현병 진단 하에 다시 입원치료를 받았다. L병원 의사 M은 2022. 9. 27. 자 진단서에서 '편집조현병으로 본원 입원치료 받은 자로 피해망상, 배회, 폭력성 등으로 치료받았다. 입원 당시 현실 검증력 저하되어있는 상태로 분별력 떨어져 법적, 사회적 판단을 올바르게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소견을 밝혔다.
④ 이 사건(2022. 1. 11. ~ 2022. 2. 15.)을 전후한 상기 입원기간 동안 피해자가 보인 주요 증상 및 피해자에 대한 진단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피해자가 2007년 최초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래 2019년까지 3차례 입원 치료 및 외래 치료를 받은 C병원의 의사 R는 2023. 7. 20. 자 소견서에서 '2020. 12. 7. 치료 중단된 후 악화되어 2021. 4. 27. 응급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었고, 2022. 10. 13. 다시 내원하여 현재까지 외래 치료 중이다. 유병기간이 오래되었고 약물 중지시 재발하는 양상 보여 앞으로 지속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치료 및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다) 피해자에 대한 한정후견개시 사건에서 진료기록감정이 이루어졌고, 감정인 S 이 제시한 감정의견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이미지3>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2021. 12. 13. J병원에 입원한 후 2021. 12. 31. 퇴원 시까지도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고 그 증상이 조절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퇴원을 하였다. 피해자는 위 입원기간 동안 약을 입 안에 두고 삼키지 않는 등 복약을 거부하기도 하였고, 피해자 및 F의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무렵 복약을 중단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 상태가 퇴원 당시보다도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실제로 피해자는 2022. 3. 22. 재입원하기까지 정신이상 증세로 물의를 일으켜 여러 차례경찰서에 갈 정도로 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상의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는 2022. 1. 11.부터 2022. 2. 15.까지 피고인에게 4회에 걸쳐 2억 원을 교부할 당시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없는 심신장애상태에 있었다고 보인다.
마) 이에 더하여,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말을 거절하기 어려워 돈을 빌려주게 되었고 피고인이 차용증도 자기 마음대로 썼다. 피고인이 입금하라고, 빨리해야 한다고 하여 입금했다.'고 진술한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L병원에 입원하여 그곳 병실 또는 간호사실에서 2억을 갚으라거나 2억을 내놓으라고 말하였던바 피해자는 심신장애 상태로 말미암아 단지 거절이 어렵다는 이유로 내심의 의사에 반하는 처분행위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아프고 대출 받은 것이 있다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피해자가 토지보상금 받은 돈으로 그냥 주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이 사건 재산상 거래와 관련하여 기망수단에 의하지 않더라도 돈을 지급할 정도의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음이 인정된다.
2)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장애를 인식 및 이용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인은 2022. 1. 1. 피해자의 배우자 F과 전화 통화에서 "각시는 약간 좀덜 떨어진 것 같던데", (F: 좀 약간 정신적으로 좀 이상이 있어서 나도 속상해서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난 그런 여자는 안 만나", (F: 아, 그러니까. 나도 그래 제정신이면그렇게 안 하는데 정신이.. 응?), "응. 좀 저기한 거 같던데!", (F: 응. 잘 알고 있구먼!), "그러니까 내가 니 각시를 무시해서 그런 게 아니고 좀 각시가 약간 덜 떨어졌더라", "정신이 약간 왔다 갔다 하더만", (F: 정신이 제정신 아니라고, 병원에 좀 가야 한다는 거)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는바,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이미 피해자의 정신병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를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앞서 본 이 사건 발생 무렵의 피해자의 상태와 증상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사결정능력에 지장이 있는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는 점은 이를 알아채기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피해자의 심신장애 상태를 인식하면서 이에 편승하여 2억 원이라는 큰 금액을 이자 약정 없이 곧바로 빌리고, 그 최종 변제기도 피고인이 정한 임의의 기한인 2년 뒤로 정하였는바,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하여 돈을 교부받았음이 인정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년~4년
3. 선고형의 결정
○ 유리한 양형 요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일부 피해액(3,000만 원)을 변제하였다.
○ 불리한 양형 요소: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합 계 2억 원을 편취하였는바, 범행의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불량하다. 피 해자의 피해는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사기죄로 실형을 복역한 전력이 있다.
○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해자와의 관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준강간)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7. 5. 16:00경 남양주시 T, U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하자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피고인의 주거지로 오게 한 후 피해자를 침대에 눕게 한 다음 피해자가 입고 있던 속옷을 벗기고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한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에서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란 같은 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5항, 제6항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와 같은 의미로서 '신체적인 기능이나 구조 등 또는 정신적인 기능이나 손상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상태'를 의미하고(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6도4404, 2016전도49 판결,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도9051 판결 참조),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이라 함은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의 상태에 있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의 정도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주변의 상황 내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가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사정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므로,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피해자의 지적 능력 이외에 정신적 장애로 인한 사회적 지능·성숙의 정도, 이로 인한 대인관계에서 특성이나 의사소통 능력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피해자가 범행 당시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행사할 수 있었는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도6907 판결 참조).
이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을 상대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행사하기 곤란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장애 정도와 함께 다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범행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고, 피해자의 장애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인지 여부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장애와 관련된 피해자의 상태는 개인별로 그 모습과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당 피해자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고 비장애인의 시각과 기준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여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6도4404, 2016전도49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가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 등록을 하지는 않았으나, 2007년경 조현병으로 진단되어 이 사건 무렵인 2022. 7.경까지 6회의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 관련 한정후견개시 사건에서 이루어진 피해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에서 '발병 이후 재발이 반복되어 만성화 경과를 보이는바 기능장애가 잔존한 상태로 증상이 고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감정의견이 제시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에게 정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당시(2022. 7. 5.) 피해자가 조현병으로 인한 정신적인 장애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행사할 수 없는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 피해자는 2022. 3. 22.부터 2022. 7. 4.까지 L병원에서 편집조현병에 대한 입원 치료를 받았는데, 입원 초기에는 매우 심한 정도의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점차그 증세가 호전되었다. 피해자에 대한 경과기록지에는 '조현병 환자로 약물 순응도 떨어진 자의 투약 중단 후 피해망상과 배회, 폭력성 등으로 입원하여 치료 받았으며 약물치료 및 정신치료 시행하며 증상 호전되었음. 향후 외래 통원치료 예정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해자에 대한 간호기록지상 2022. 5. 31. 이후 피해자의 정신이상 증세에 대한 기재는 찾아볼 수 없고, 피해자는 2022. 7. 4.까지 안정된 상태에서 생활하다가 퇴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퇴원 다음 날인 2022. 7. 5. 발생하였다.
나) 피해자는 배우자와 사이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피해자는 운전, 장보기 등 일정한 범위 내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에 대한 2023.1. 19. 자 해바라기센터 조사 내용, 2022. 10. 24. 자 피해자와 고소대리인과의 대화 영상, 증인신문조서의 내용 등을 살펴보면, 피해자의 조현병 증상이 안정화된 경우, 의사표현에 다소 미숙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대인관계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에 특별한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운전을 하여 피고인의 집으로 이동하였고(증거목록 순번 25), 그곳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성관계를 가졌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다음 날인 2022. 7. 6. '좋아해 좋아해 저 하늘에 태양이 돌고 있는 한 당신을 좋아해'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2022. 8. 2. '가슴이 사랑을 잊지 못해', 2022. 8.10. '생일 축하해', '생일 미리해두 괜찮어', '비번 몇 번이야 케익 녹는데'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실제로 피고인의 생일은 V이다).
라)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전송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중 일부에는 '가정파괴범, 강간, 성폭행범으로 너 두고 보자', '즐기려고 농락하고 너도 똑같이 파괴시킨다 누가 또라인지 보자' 등의 내용과 일부 욕설이 담겨있기도 하다. 한편, 피해자는 피고인이 보낸 성관계를 하자('연애하자'고 표현)는 메시지에 '나 신경 쓸 일도 많아'라고 답하여 거절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마) 이상의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정신적인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원하지 않는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표현 및 행사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준강간)의 점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