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나 관련 증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 이전에 작성된 진술서나 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자주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와 참고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사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전문증거의 증거능력 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유사강간죄란 무엇인가
유사강간죄는 형법 제297조의2에 규정된 범죄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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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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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한 것이어야 하고, 실제로 삽입 행위가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검사는 이러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음을 입증할 책임을 집니다.
2. 전문증거란 무엇이며, 왜 문제가 되는가
전문증거의 의미
전문증거란 법정 밖에서 이루어진 진술을 담은 서류나 녹취물을 말하며, 피해자 진술서, 경찰 진술조서, 영상녹화 속기록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및 제313조 제1항에 따르면, 이러한 전문증거는 원칙적으로 공판기일에서 그 진술을 한 사람이 직접 법정에 출석하여 진정하게 작성된 것임을 인정해야만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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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④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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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313조(진술서등)
①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ㆍ사진ㆍ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 <개정 2016.5.29> |
이는 피고인이 자신에 대한 증인을 직접 법정에서 신문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직접주의와 전문법칙이라는 중요한 원칙에서 비롯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예외 규정
다만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 거주, 소재불명 등의 이유로 법정에 출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진술을 담은 서류에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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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314조(증거능력에 대한 예외) 제312조 또는 제313조의 경우에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사망ㆍ질병ㆍ외국거주ㆍ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조서 및 그 밖의 서류(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ㆍ사진ㆍ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를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 <개정 2016.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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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질병’이란, 진술해야 하는 사람이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원이 직접 방문하여 신문하는 방식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중병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러한 예외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그 요건은 엄격하게 심사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같은 고시원에 거주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술에 취한 상태의 피해자 몸 위에 올라타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삽입하였다는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해자가 작성한 진술서, 피해자와 동거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 속기록을 주요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측이 이 증거들을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피해자와 동거인이 법정에 직접 출석하여 해당 진술서 및 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증인 출석 불가 여부에 대한 판단
검사는 동거인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거동이 불가능하고, 피해자는 뇌출혈 및 간질 수술 후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질병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동거인에 대해, 거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정도나 지속 기간, 호전 가능성을 판단할 자료가 전혀 없다는 이유로 법원이 직접 방문하여 신문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해서도, 요양병원 의사가 인지 능력 저하를 언급하기는 하였으나 다른 사람과의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태이고 인지기능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시되었으므로, 증인 신문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무죄 선고의 결론
결국 법원은 피해자와 동거인의 진술을 담은 서류 모두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유사강간의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두 건의 유사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같은 날 이루어진 또 다른 유사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손가락 삽입 사실 자체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스스로 인정하고 추가적인 보강 증거까지 확보된 가슴 추행 행위에 대하여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폭행 혐의와 함께 징역 1년이 선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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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 · 청소년 관련기관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3. 5. 30.경 유사강간의 점 및 2023. 6. 20.경 유사강간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2. 2023. 6. 26.경 강제추행 증거의 요지 |
4. 결론
유사강간 혐의와 같이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증거 관계가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혼자 대응하는 것은 증거 동의 여부나 증거능력 다툼 등 전문적인 절차 전반에서 심각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전문증거의 증거능력 요건, 검사의 증명책임 범위, 축소사실 인정 가능성 등 각 단계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강간 등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