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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문정 준강간 변호사 - 술에 취한 피해자 준강간 혐의, 고의 불인정 무죄 판결 사례

법무법인 여암 성범죄전담팀

음주 후 발생한 성관계를 둘러싼 준강간 혐의 사건은 최근 형사 사건에서 매우 빈번하게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 여부 및 피고인의 준강간 고의 인정 여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성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준강간죄란 무엇인가

준강간죄의 개념과 구성요건

준강간죄는 형법 제299조에 규정된 범죄로,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일반적인 강간죄와 달리, 준강간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피해자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성립합니다.

음주로 인한 만취 상태가 대표적인 적용 상황이며, 이 경우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의 의미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면 준강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의 구분

의학적 개념으로서 ‘알코올 블랙아웃’은 음주로 인해 일정 시점의 기억을 상실하는 상태를 의미하고, ‘패싱아웃’은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 상태를 의미합니다.

피해자가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단순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 형성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에 맞서는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이르렀다면 항거불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준강간죄에서 고의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준강간 고의의 의미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준강간의 고의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합니다.

이는 확정적 고의뿐 아니라,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도 포함됩니다.

고의 입증의 방법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고의라는 내심의 상태를 직접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통해 이를 증명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행위자가 범죄사실 발생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해당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심리 상태를 추론하는 방식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와 업무상 알게 된 사이로, 함께 술자리를 가진 후 피해자를 호텔 객실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고 주장하였으며, 이와 함께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을 손으로 수회 때렸다는 폭행 혐의도 함께 기소하였습니다.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설령 그러한 상태였더라도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해자가 평소 주량을 상당히 초과하는 음주를 하였고, 택시에서 내린 이후 비틀거리거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CCTV에서 확인된 점, 호텔 카운터에서 직원과의 대화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점, 성관계 이후 나체로 객실을 나오거나 자신이 묵은 호텔을 착각하고 성관계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의사 형성 능력 및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한편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려는 듯한 행동을 하였거나 성관계 중 신음소리를 냈다는 사정은, 알코올의 영향이 개인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단편적인 사정에 불과하여 항거불능 상태와 모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준강간 고의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도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상태여서 피해자의 정확한 상태를 인식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고, 피해자가 술자리에서부터 피고인에게 먼저 허리를 감싸거나 기대는 등의 스킨십을 하여 피고인이 이를 이성적 호감으로 오해하였을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사건 다음 날 CCTV 영상과 블랙박스 영상을 스스로 확보하려 한 행동은 통상적인 범죄자의 태도로는 이례적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성관계에 나아갔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준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폭행 혐의에 대한 판단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구체화되는 이례적인 경향을 보이고, 피해자가 객실을 나오는 CCTV 영상 속 모습이 두려움에 질려 도망치는 모습과 전혀 다르며, 피해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는 진술이 실제로는 비상계단을 이용한 사실과 명백히 다른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하여, 이 사건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여, 28세)과 업무상 알게 된 사이이다.
가. 준강간
피고인은 2023. 7. 4. 19:00경부터 같은 날 21:00경까지 진주시 소재 음식점 및 주점에서 피해자 등 업무상 알게 된 회사 직원 5명과 함께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후,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상태임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2023. 7. 5. 00:20경 진주시 C 호텔 D호실에 피해자를 부축하여 데려간 다음, 술에 취해 잠이 들어 있는 피해자의 옷을 벗긴 후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나. 폭행
피고인은 2023. 7. 5. 01:24경 위 호텔 객실 내에서, 피해자가 잠에서 깨려고 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탄 상태에서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수회 때려 폭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준강간죄에 관하여,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설령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고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다는 의사가 없었다.
폭행죄에 관하여,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
3. 준강간죄에 관한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1) 피고인과 피해자의 만남 및 1차 술자리
가) 피해자는 자동차회사 본사의 신입사원이고, 피고인은 본사 거래처의 부장으로 이전에 한 번 짧게 인사한 적이 있는 사이다.
나) 피해자는 이 사건 전날인 2023. 7. 4. 피해자의 상사 E과 함께 진주로 출장을왔고, 업무를 마친 후 18시경 피고인이 자동차로 피해자와 E을 진주시 F 호텔에 데려다 주었다. 피해자는 10층, E은 8층에 있는 객실에서 각자 쉬었고, 19시경 피고인이 피해자와 E을 데리러 와서 인근에 있는 'G'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다) 'G' 식당에서 피고인, 피해자, E과 또 다른 거래처 직원인 H 등 6명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는데, 피고인과 피해자는 각자 소주 1병 정도를 마셨다.
2) 'I'에서의 2차 술자리
가) 피고인과 피해자, E, H은 21시 20분경 인근에 있는 'I' 술집으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피고인은 소주, 나머지 3명은 맥주를 마셨다. E은 22시 13분경 먼저 호텔로 돌아갔고, 피고인과 피해자, H은 23시 50분경까지 셋이서 술을 더 마셨다. 'I'에서 피고인은 소주 3병, 피해자는 맥주 500cc 2.5잔을 마셨다.
나) CCTV 영상에 의하면, E이 호텔로 돌아간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 H은 여러 차례에 걸쳐 서로 주먹을 내밀어 부딪치거나 하이파이브를 하였고, 22시 30분 이후부터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팔을 살짝 치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잡는 등 가벼운 신체 접촉이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23시가 넘어가면서부터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와 같은 신체 접촉 횟수가 점점 많아졌고, 술자리가 끝나갈 즈음에는 피해자가 피고인 쪽으로 몸을 기대고, 피고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거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피해자의 손을 잡기도 하였다.
다) 'I'에서 피해자는 화장실에 가거나 밖으로 나가기 위해 걸어갈 때 비틀대거나 몸을 못 가누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비교적 정상적으로 보행하였다.
3) 'I'에서 나온 직후의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는 23시 50분경 'I'에서 나와 H과 헤어졌는데, 당시 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 쪽으로 다가가 자연스럽게 오른 팔을 피고인의 허리에 두른 채 H과 인사를 나누었다. 당시 피해자는 H과 대화를 나누고 H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피고인을 뒤따라 스스로 걸어갔고, 비틀거리는 등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는다.
4) J 호텔 건물에서의 상황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택시를 타고 2023. 7. 5. 00시 04분경 호텔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내렸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린 곳은 J 호텔과 C 호텔이 붙어 있고, 피해자의 숙소인 F 호텔은 약간 떨어져 있다.
나)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려 인도를 걸어가면서 피해자가 왼팔을 뻗은 후 피고인의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댔다가 성기 부분으로 손을 가져가 여러 번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무엇인가를 잡으려고 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 인도 및 J 호텔 건물 내부 CCTV 영상에 의하면, 00시 05분경 피해자가 인도를 걸으면서 일자로 걷지 못하고 왔다갔다하면서 비틀거리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아 부축하는 듯한 모습이 확인된다.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J 호텔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는데, 피해자가 비틀거리면서 입구에 들어선 후 벽에 부딪히고, 벽에 기대어 서서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러 갔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가와 피해자의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피해자를 피고인 쪽으로 잡아당기는 모습이 확인된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목에 양팔을 두른 채 안긴 상태에서 두 발로 제대로 서지 못한 채로 피고인과 같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다가 걸어서 엘리베이터를 탑승하였다.
라) 00시 11분경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에 팔을 걸쳐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반대쪽 입구로 걸어가는 모습, 피고인이 팔을 놓으니 피해자가 휘청 대면서 뒤로 넘어지려고 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등을 받치면서 5초 정도 피해자에게 키스하는 모습, 피고인이 다시 피해자에게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처음 들어온 입구 쪽으로 걸어가면서 피해자의 상의 목 부분으로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는 모습이 확인된다.
마) 피고인과 피해자는 00시 12분경 위 건물에서 나와 C 호텔이 있는 건물 방향으로 걸어갔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에 올렸던 팔을 풀자 피해자가 피고인보다 앞장서서 걷고 피고인은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5) C 호텔에서의 상황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C 호텔 카운터가 있는 5층까지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걸어 올라갔는데, C 호텔 CCTV 영상에 의하면 00시 14분경 피해자가 5층에 도착하자마자 카운터를 지나쳐 반대쪽 복도로 걸어가자, 피고인과 호텔 직원이 피해자를 따라갔다. 피해자는 객실 문을 짚고 서서 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고, 휘청거리다가 벽에 기대어 서있기도 하였다.
나)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가 약 2분 정도 카운터 앞에 서 있었는데, 피고인과 호텔 직원이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 피해자가 피고인 옆에 서서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 모습, 피고인이 호텔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주고 피해자에게 지갑을 돌려주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 00시 17분경 피고인과 피해자는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카운터 바로 옆 객실인 D호로 가는데, 피해자가 총총 뛰어서 복도로 먼저 들어서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뒤따라갔다. 피해자가 먼저 객실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여러 번 돌리고, 호텔 직원이 출입카드를 찍는 곳을 알려주어 피고인이 카드를 찍자, 피해자가 먼저 문을 열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고, 피고인이 따라 들어갔다.
라) C 호텔 CCTV에는 00시 51분경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객실 문을 열어 C 호텔 직원이 이를 목격하고, 곧바로 피해자가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듯한 모습이 확인되고,01시 24분경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복도로 나왔다가 열린 문을 잡은 채 다시 객실로 들어가 운동화를 신고 나온 후 객실 맞은편에 있는 비상계단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6) 이 사건 이후의 상황
피해자는 나체에 운동화만 신은 상태로 비상계단을 통해 C 호텔 건물 1층까지 내려갔고, 우연히 마주친 K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K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되었다.
나.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하므로, 피해자가 술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 · 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에 따른 알코올 혈중농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하여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으로서,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out)과는 구별되므로, 음주 후 준강간을 당하였음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그 당시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알코올이 위의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다만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 이르렀다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수는 있다.
따라서 음주 후 준강간의 사건에서 간음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 · 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 · 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 등 제반 사정을 면밀히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피해자로부터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는 모습이 단편적으로 보였다면,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는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서 피해자의 심신상실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술에 취하여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된다.
가) 피해자의 이 사건 당일 음주량 및 혈중알코올농도
(1) 피해자는 평소 주량이 '맥주 1~2잔 또는 소주 반병' 정도라고 진술하였는데, 이 사건 당일 피해자는 오후 7시부터 5시간에 걸쳐 1차 'G' 식당에서 약 소주 1병, 2차 'I'에서 맥주 1,250cc 정도를 마셨다. 이 사건 당일 피해자는 자신의 평소 주량을 상당히 초과하는 정도의 술을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
(2) 수사기관은 2023. 7. 5. 04:13경 피해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감정하였는데, 감정결과 피해자의 혈액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96%로 측정되었다. 위 측정 결과는 피해자의 마지막 음주시각으로부터 4시간 정도 지난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인 점, 피고인과 피해자가 성관계를 한 시점은 2023. 7. 5. 00:17경부터 01:24경 사이로 피해자가 2차 술자리를 마친 시각으로부터 30분에서 90분 사이인 바,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상승기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주취 정도가 상당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직전 피해자의 상태
(1) 각 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는 I에서 나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비교적 정상적으로 걷고 피고인이나 H과 대화를 나누는 등 만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택시에서 내린 이후부터 비틀거리거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는 등 부축하여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또한 C 호텔에서도 카운터를 지나 곧바로 객실로 향하거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대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러한 피해자의 모습을 보면,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려 C 호텔 객실로 이동하기까지 알코올의 영향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2) J 호텔 건물 내부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잡아당기거나 피해자에게 키스하고,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피해자의 상의 안 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등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확인되는데, 이에 대해 피해자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아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동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3) C 호텔 직원 L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보였고, 카운터에서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여기 F 호텔 아니냐, 피해자 이름으로 예약된 것 없냐'는 등으로 L과 대화를 하는 동안 피해자는 피고인 옆에 서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택시 안에서 피해자에게 'F 호텔로 가지요'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가로 젓고, 'E 차장 때문에 안 가냐'고 물으니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고 진술하고, "객실 안에서 피해자가 갑자기 나체 상태로 문을 열기에 놀라서 '어디 가냐, 여기 화장실 아니다'라고 하면서 피해자를 끌어당겼는데, 피해자가 놀란 표정을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L과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택시에 탑승한 이후부터 C 호텔 객실에서까지 말로써 의사표현을 할 만한 상황에서도 L이나 피고인과 유의미한 대화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 이는 피해자가 당시 고도의 주취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다) 이 사건 직후 피해자의 상태
(1) 피해자는 성관계가 있은 후 피고인이 잠든 사이에 혼자서 나체 상태로 객실을 나왔는데, CCTV 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자연스럽게 객실 문을 열고 나왔다가 열린 문을 잡고 객실 안을 보며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들어가 신발만 신고 나와서 태연하게 비상계단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처럼 피해자는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고, 성관계가 있은 지 약 1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위와 같은 행동을 한 점에 비추어 성관계 당시에도 피해자는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2) 피해자는 객실 안에서 이불 위에 여러 번 구토를 하였고, 객실에서 나온 후 1층에서 K에게 도움을 요청한 뒤 또다시 구토를 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 신고자인 K에게 'F 호텔에서 왔다'고 말하고, 이 사건 당일 경찰조사에서 역시 자신이 있었던 호텔이 'F 호텔'이라고 진술하는 등 자신이 C 호텔이 아닌 F 호텔에 있었다고 착각하였고,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였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였다. 이 사건 직후에 확인되는 피해자의 언행 등을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에도 만취한 상태였음을 추론할 수 있다.
라) 항거불능 상태와 반대되는 듯한 사정에 관하여
(1)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려 걸어갈 때, 피해자가 팔을 뻗어 피고인의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댔다가 성기 부분으로 손을 가져가 여러 번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무엇인가를 잡으려고 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옆에 서 있는 피고인을 붙잡는 행동'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해자가 위와 같은 행동을 할 당시에는 피해자가 비틀거리거나 중심을 잡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피해자가 처음에 피고인의 허벅지에 손을 가져갔다가 다시 피해자의 성기 부분에 있는 상의를 잡았다가 놓고 다시 그 부근에서 손을 쥐었다폈다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려고 하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러나 앞서 본 피해자의 주취 정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알코올의 영향은 개인적 특성 및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설령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려고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단편적인 사정이 앞서 본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의사를 형성할 능력 및 행위조절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들과 모순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C 호텔에서 카운터 바로 옆에 있는 객실을 이용하였는데, C 호텔 직원 L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객실로 들어간 지 5~10분 정도 지난 시점에 피고인과 피해자가 들어간 객실에서 시끄러울 정도로 여성의 신음소리가 크게 나서 전화를 해서 주의를 줄까 하다가 말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성관계 과정에서 신음소리를 냈다고 하더라도 신체에 가해지는 자극에 대하여 무의식적 또는 본능적으로 반응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다.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한편 고의의 일종인 미필적 고의는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해당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성관계에 나아갔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1차 'G' 식당에서 소주 1병, 2차 'I'에서 소주 3병을 마셔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상태였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택시에 내린 이후부터 C 호텔에 가기까지 모습이 촬영된 각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의 얼굴 표정이나 걸음걸이등에 비추어 피고인 역시 어느 정도 술에 취한 모습이 확인된다. 피고인은 C 호텔 카운터에 가서 직원인 L에게 '피해자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 있다, 여기 F 호텔 아니냐'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였는데, 피고인이 술에 취하여 자신이 C 호텔이 아닌 피해자가 미리 체크인 해두었던 F 호텔에 온 것으로 착각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보면, 피고인 역시 술에 어느 정도 취한 상태였으므로, 피해자의 정확한 상태를 인식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나)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려 C 호텔에 가기까지 여러 차례 비틀거리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I'에서 H과 헤어질 때까지는 비틀거림 없이 정상적으로 보행하였고, 택시에서 내린 이후에도 피고인의 부축없이 혼자서 걷기도 하고, 피고인보다 앞장서서 걷기도 하였다. 또한 C 호텔 건물에서는 비상계단을 통해 5층까지 걸어 올라가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 사실상 처음 만난 사이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만취한 상태에서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알 수 없었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보행상태를 보고 피해자가 어느 정도 취한 수준을 넘어 항거불능에 이를 정도로 취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I'에서 술을 마시면서 서로 손으로 상대방의 팔을 치거나 어깨를 잡는 등의 가벼운 신체접촉을 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접촉 횟수가 늘어났으며, 술자리가 끝날 때 즈음에는 피해자가 피고인 쪽으로 몸을 기대거나 피고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등의 스킨십이 있었다. 또한 'I'에서 나온 후에도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다가가 한 손으로 피고인의 허리를 안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이러한 행동을 피고인에 대한 이성적인 호감으로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는 택시에서 내려 걸어가면서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려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하였는데,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I'에서부터 택시에서 내린 이후까지 피해자와의 스킨십 강도가 점점 높아졌으므로, 이러한 스킨십이 피해자와의 성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오해하였을 여지가 있다.
라) 피해자가 이불 위에 구토를 하거나 나체 상태로 객실 밖으로 나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구토를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불 위에 구토 자국이 여러 군데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토사물이 묻어 있는 이불을 그대로 덮고 잔다는 것은 이례적이므로, 피고인이 잠든 이후 피해자가 이불위에 구토를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피고인은 '자신이 잠든 사이에 피해자가 객실을 나간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객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알았다면 피해자를 제지했을 것인데 피해자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나체 상태로 객실 밖으로 나왔으므로,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나갈 때도 피고인은 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범죄의 고의는 범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피고인이나체 상태로 객실 밖으로 나간다거나 이불 위에 구토를 한 사정은 성관계 이후의 사정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이를 직접 보지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아침, 피해자가 옷과 지갑, 휴대전화를 모두 놔둔 채 사라진 사실을 깨닫고 호텔 직원인 L에게 CCTV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피해자가 비상계단으로 간 사실을 확인한 후 L과 함께 피해자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피해자의 물건을 맡기기 위해 F 호텔에 갔다가 경찰관을 만나게 되었고,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으러 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후 피고인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자 피고인과 피해자가 술을 마셨던 'I', 피해자와 탑승했던 택시, C 호텔을 모두 찾아다니며CCTV 영상이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두려고 하였는데, 영상을 통해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이 밝혀질 수 있음에도 위와 같이 증거를 확보하려고 한 것은 통상적인 범죄자의 태도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3. 폭행죄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폭행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해자의 진술과 피해자의 상처 사진이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가) 2023. 7. 5. 02:32경 1차 경찰 진술
술자리를 가진 후 예약해놓은 F 호텔 M호에 가려고 하는데 피고인이 데려다준다며 저를 따라와 방에 같이 들어갔고, 그 후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말다툼이 있었고 갑자기 피고인이 저를 침대에 눕혀서 폭행하였다. 저에게 위협을 여러 번 하였고,2번 정도 때렸다. 저는 정말 무서워서 배가 아프다고 말한 후 화장실에 앉아 있다가 빈틈을 타 밖으로 도망을 나왔다.
나) 2023. 7. 5. 04:13경 성폭력 피해자 진료 당시 진술
피고인과 같이 F 호텔로 이동하였으나 이후 기억은 없다,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1층으로 도망 나왔고, 도망 나올 당시 피고인이 위협하고 감시하였다.
다) 2023. 7. 5. 08:14경 2차 경찰 진술
침대에서 옷을 제대로 안 입고 있었고, 피고인이 올라타 있었고 저를 때리고 하는데, 얼굴을 맞은 건 확실하다. 아파서 팔로 얼굴을 막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 말라싫다고 했는데 피고인이 깔깔 웃었던 기억이 있다. 아프고 공포감이 들어 화장실에 간다고 하며 변기에 앉았는데 화장실로 따라 들어와 폭력적인 뭔가가 있었던 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거기서도 맞고 피하다가 여러 번 도망갔던 기억이 난다. 나가려고 했는데 문이 잘 안 열렸고,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뒤에서 '어디 가냐'고하면서 피고인이 오는 소리가 들렸고, 계속 시도한 끝에 문이 열렸고 뒤도 돌아보지않고 바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을 눌러 바로 내려갔다.
눈을 떴을 때, 침대 한가운데 제가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있었고 제 위에 피고인이 있었다. 저에게 강압적으로 뭔가 때리는 행동도 있었고, 제가 벗어나고 싶어도 힘으로 되지 않으니까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면서 상황을 피하려고 했던 거다, 처음엔 바로 보내주지 않았고 여러 번 실랑이 끝에 화장실에 가게 됐다.
라) 2023. 9. 4. 3차 경찰 진술
맞고 있는 상태에서 아파서 눈을 떴다. 제 위에 올라타 있는 피고인의 얼굴과 천장이 보이는 상황이었고 안 맞으려고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깔깔 웃으면서 저를 구타했다.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야겠다 싶어서 화장실로 피해 변기 위에 앉았는데 거기까지 쫓아와 다른 곳에 못 가게 막았다. 이후 도망가려고 하다가 문이 열리지 않아 몇 차례 시도하다가 문이 열리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 나왔던 기억이 나요. 뭘 챙길 경황이 없이 도망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마) 2024. 9. 26. 법정 진술
눈을 떴을 때 피고인이 제 위에 있었고, 얼굴을 구타하고 있어서 때리지 말라고팔로 얼굴을 가리고 막았는데 왜 피하냐고 깔깔 웃었고 저는 소리를 질렀다. 몇 번 나 가려고 했는데 문고리를 붙잡고 못 가게 끌어당겼던 것도 기억하고, 변기에 앉아서 제가 도망갈 타이밍을 보는데도 제 앞에서 때렸던 것도 기억이 난다.
2) 피해자의 '피고인으로부터 얼굴을 맞았고, 아파서 팔로 막았다'는 진술은 세부적인 면에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일관되기는 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할 정도로 충분히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해자는 객실 밖으로 나온 경위에 관하여 1차 경찰 진술에서 '화장실에 앉아있다가 빈틈을 타 밖으로 도망 나왔다'고 진술하였다가 2시간 뒤인 진료 당시에는 '도망 나올 당시 피고인이 위협하고 감시하였다'고 진술하고, 2차 경찰 진술부터는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피고인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계속 시도해서 문이 열리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위 진술 내용은 피해자가 객실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할 당시 피고인의 언동에 관한 부분이 일관되지 않을 뿐 아니라 피해자가 객실을 나올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두려움에 질려 도망쳐 나오는 모습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고, 피해자가 객실 문을 열고 나왔다가 잠깐 안을 보면서 생각을 하더니 신발을 신고 자연스럽게 걸어 나오는 모습이 확인되는데, 이러한 객관적인 정황은 피해자의 진술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나) 피해자는 2차 경찰 진술에서 '화장실에서 폭력적인 뭔가가 있었던 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고 진술했다가 2달 뒤 이루어진 3차 경찰 진술에서는 '피고인이 화장실까지 쫓아 와 다른 곳에 못 가게 막았다'고 진술했다가 1년 뒤 이루어진 법정진술에서는 '변기에 앉아 도망갈 타이밍을 보는데 제 앞에서 때렸던 것도 기억이 난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화장실에서 있었던 피고인의 행동에 관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점점 명확해지는 경향이 보인다. 또한 피해자는 법정 진술에서 '자신이 소리를 질렀다'고 진술하고, '문고리를 붙잡고 못 가게 끌어당겼던 것도 기억한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진술은 이 법정에서 처음 한 것으로, 수사기관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의 진술은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있다가 술이 깨면서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경험칙상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사건이 있은 지 1년이 더 지난 시점에 기억이 더욱 뚜렷해지거나, 새로운 기억이 추가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다)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객실 안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고, 피해자가 도망다니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쫓아다니는 등의 일이 있었다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묵은 객실과 가까운 카운터에서 피해자가 저항하는 소리나 소란스러운 소음이라도 들렸을 가능성이 높은데, 호텔 직원인 L은 '여성의 신음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면서도 '그 이후에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라) 피해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고 진술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이 느껴져 손으로 중요부위를 가렸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피해자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1층으로 내려왔다. 피해자는 이에 대해 법정에서 당시에는 기억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는데, 이와 같이 피해자는 객관적인 사실과 전혀 다른 진술을 하면서도 이를 자신의 기억에 기반하여 확정적으로 진술하였다. 또한 처음 출동한 경찰에게 '피고인이 칼을 들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진술하기도 하였고, 적어도 피해자가 객실을 나올 당시에 피고인은 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못 가게 막거나 붙잡아 급하게 도망쳐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피해자의 피해 진술 경위나 피해자에게 피고인을 무고할 동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무고하기 위하여 허위 사실을 진술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였던 점,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지 않거나 객관적인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정신을 차렸을 당시 피고인과 호텔 객실에 함께 있는 상황 자체에 대한놀람과 두려움, 공포감 등의 감정과 알코올의 영향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기억이 왜곡되거나 과장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3) 이 사건 당일 피해자의 왼쪽 광대 부분에 찰과상으로 보이는 붉은 상처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의 몸에는 얼굴 상처 외에도 팔뚝, 허벅지, 종아리, 무릎, 입술 등에서 까지거나 멍든 상처가 확인된다.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나체로 비상계단을 통해 5층에서 1층까지 내려왔는데, 그 과정에서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으로 얼굴과 몸 여러 부위에 상처가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얼굴 상처가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
4) 검찰에서 실시한 피고인의 심리생리검사 및 행동분석 결과, '이 사건 당시 C 호텔에서 피해자를 때린 사실이 없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다. 비록 위 검사 결과가 독자적인 증거능력을 갖지는 못하지만 검사를 받는 사람의 진술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정황증거로서 기능할 수는 있는바, 그 결과 피고인의 진술에 '진실' 반응이 나왔다면 앞서 본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하나의 정황은 될 수 있다고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준강간 혐의와 같이 고의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는 CCTV 영상, 음주량, 피해자의 상태 등 수많은 간접증거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하므로, 혼자서 대응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이러한 간접증거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고의 부재를 입증할 수 있는 유리한 정황을 발굴하여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준강간이나 이와 유사한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형사사건은 ‘골든타임’이 중요합니다.
망설이는 순간 결과는 달라집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법무법인 여암의 형사전문 변호사들이 당신의 편에서 싸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