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나 대중교통 내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과 관련한 성범죄 고소 사건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버스 안에서 잠든 상태의 피고인 손이 옆 좌석 승객의 허벅지에 닿은 것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추행의 의미와 범의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규정된 범죄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경우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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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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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따라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신체 접촉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추행의 의도, 즉 범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범의 증명의 기준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로 유죄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
이는 신체 접촉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접촉이 고의에 의한 것임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사건의 경위
피고인은 야간에 서울에서 전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탑승하였고, 버스 탑승 전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피고인은 통로 쪽 좌석에, 피해자(18세 여성)는 창가 쪽 바로 옆 좌석에 앉았으며, 버스 출발 후 약 1시간 이상이 지난 시점에 이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처음부터 두 좌석 사이의 팔걸이에 팔을 얹어둔 상태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이 신경 쓰여 창가 쪽으로 밀착하여 앉아 있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신체 접촉 상황
피해자는 잠깐 잠이 든 사이 피고인의 손이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에 얹어지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으며, 피고인의 손목을 잡아 뿌리쳤다고 진술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손을 뿌리치자 피고인은 “아이고 미안해요”라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사건 직후 언니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같은 취지의 내용을 보냈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버스 기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버스 기사는 피해자의 자리를 뒤쪽으로 옮겨주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원심(1심)의 판단
1심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사건 직후 피해자가 언니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 버스 기사에 대한 피해자의 신고 행동,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심은 피고인의 손바닥으로 피해자 허벅지를 만진 행위가 잠결에 실수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추행의 범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항소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과 카카오톡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허벅지에 닿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① 피고인이 버스 탑승 전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고 사건 발생까지 1시간 이상이 지나 잠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② 피고인은 이미 팔걸이에 팔을 올려둔 상태였으므로 몸을 뒤척일 경우 팔이 옆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③ 피해자도 잠든 사이 몸이 피고인 쪽으로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④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이 쓰다듬거나 꽉 쥐는 등의 행동은 없었고 손이 얹어지는 느낌만 있었다는 점, ⑤ 피해자 본인도 당시에는 고의인지 실수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자리 이동만 요청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잠든 상태에서 손이 피해자의 허벅지 위로 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항소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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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진 사실이 없고, 설령 피해자의 허벅지에 피고인의 손이 닿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술에 취하여 잠이 든 상태에서 손이 피해자의 좌석으로 넘어가 닿은 것에 불과하므로 강제추행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혹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 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3. 7. 7. 23:00경 천안시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서울에서 출발 전주에 도착하는 (차량번호 1 생략) B버스 20번 좌석에서 피해자 C(여, 18세)가 19번 좌석 창가 쪽에 앉아 잠시 잠이 든 틈을 이용하여 왼손으로 피해자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만져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추행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에 턱(탁)하는 소리로 얹어졌다. 피고인이 왼쪽 손바닥을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위에 올렸다. 그 후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목을 붙잡아 내팽개치듯이 (피고인의) 팔을 뿌리쳤다."고 진술한 점, ② 피해자는 피고인의 손을 뿌리친 직후 피해자의 언니에게 '옆에 아저씨가 갑자기 허벅지 만지길래 손을 세게 잡아서 밀었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점, ③ 피해자는 버스가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여 휴식 후 다시 출발할 당시에 버스운전자인 D에게 '옆에 있는 아저씨가 다리를 만졌다. 오른쪽 다리 위에왼손을 올렸다.'고 말했고, 이에 D은 피해자의 자리를 피고인의 옆좌석에서 버스 뒤쪽좌석으로 교체해준 점, ④ D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은 피해를 말하면서 '손을 떨었다', '피해자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기사아저씨를 불렀고, 팔을 부들부들 떨며 떨리는 목소리로 옆 자리 아저씨가 만졌다'고 하였다."라고 진술한 점, ⑤ 피해자는 D이 '(피고인의 추행행위에 대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고 물었으나 일이 커지는 게 싫다고 조용히 넘어가겠다고 하였던 점, ⑥ 피해자는 '피고인이 버스에 탑승할 당시부터 피고인과 피해자 좌석 사이의 손잡이 부분을 만지고 있었고, 팔을 쭉 뻗은 상태로 오른쪽 허벅지를 만졌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과 피해자 좌석의 위치, 등받이의 기울기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팔을 쭉 뻗은 상태로 피해자의 허벅지 위쪽을 충분히 만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인의 왼손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허벅지 위를 만진 행위는 피고인이 실수로 잠결에 피고인의 손이 내려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 점, ⑧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버스에 탑승하면서 처음 만난 사이이고, 피해자는 처음에는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이 먼저 피해자를 '꽃뱀' 취급을 하면서 소리지르고 화를 내면서 신고하겠다고 하여 버스 운전기사와 피고인이 112신고를 하면서 사건화된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허위사실을 꾸며내거나 피고인에 대하여 거짓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 사실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4도4447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졌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3. 7. 7. 21:40경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전주에 도착하는 버스에 승차하였고. 피해자는 창가 쪽인 19번 좌석에, 피고인은 통로 쪽의 20번 좌석에 앉게 되었다. ② 피해자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버스에 탑승한 이후 이 사건 이전까지의 상황에 대하여, '피고인이 버스에 탑승한 뒤 팔걸이 부분에 팔을 올려두고 그 손잡이 부분을 계속 만지는 것이 신경이 쓰여 이를 피하여 창가 쪽에 밀착을 해서 앉아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피해자가 선잠에 든 상태에서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에 얹어지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목을 붙잡아 내팽개치듯이 피고인의 팔을 뿌리쳤다. 그러자 피고인은 "아이고 미안해요"라고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 직후 피해자와 피해자의 언니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도 부합하여 신빙성이 있고,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손으로 만진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③ 그러나 ㉠ 피고인과 피해자가 버스에 탑승한 시간은 야간이었고 피고인은 위 버스에 탑승하기 전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셨으며, 버스 탑승 후 이 사건 발생까지 약 1시간 이상이 경과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역시 버스 내에서 잠에 들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점, ㉡ 피고인은 당초부터 팔걸이에 팔을 얹어 두고 있었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몸을 움직일 경우 팔걸이 밖으로 팔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해자가 처음에는 피고인을 피하여 창가에 밀착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당시에는 잠에 들어 있었다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위와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피고인에게 좀 더 가까운 쪽으로 몸이 이동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동에 관하여 탁하고 손이 허벅지에 얹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쓰다듬거나 꽉 쥐는 등의 행동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을 떼어낸 직후 피해자에게 '아이고 미안해요'라는 말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위 버스를 운전한 D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이 손을 한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올렸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해자의 진술과 피해자와 피해자의 언니가 나눈 카카오톡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것은 1회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해자 역시 이 사건 당시에는 피고인이 실수로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진 것인지 고의로 만진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자리 이동만을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잠에 든 상태에서 뒤척이던 중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허벅지 위로 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강제추행 사건은 당사자 혼자서 수사 단계부터 대응하기에는 증거 수집, 진술의 신빙성 탄핵, 범의 부재의 입증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합니다.
이 사건처럼 신체 접촉 사실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고의 여부에 따라 무죄와 유죄가 갈리는 경우, 형사전문 변호사는 관련 정황 증거를 면밀히 분석하고 범의 부재를 효과적으로 주장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