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못한 경우에도 가해자가 처벌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술자리와 피고인의 자택에서 발생한 신체접촉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따라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폭행 또는 협박’과 ‘추행’이라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즉,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더라도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수단이 인정되지 않으면 강제추행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폭행·협박 선행형과 기습추행형의 구별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먼저 이루어져 그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로, 이때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필요는 없고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가 있으면 충분합니다.
두 번째는 폭행 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이른바 기습추행형으로, 이 경우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강도는 필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면 그 강약을 불문합니다.
2.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죄의 핵심 요건
기습추행형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이유는 피해자에게 대비할 틈을 주지 않는 급작스러운 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항거할 기회 자체를 빼앗겼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추행 행위를 미리 예견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이를 회피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어야 합니다.
만약 피해자가 신체접촉이 이루어질 상황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거나 이를 회피할 기회가 있었다면 기습추행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비동의추행죄 미도입과 강제추행죄의 한계
현행 우리 법체계에는 피해자의 동의 없는 신체접촉 자체를 처벌하는 이른바 비동의추행죄가 도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내심으로는 신체접촉을 원하지 않았더라도, 그 거부 의사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면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현행법상 강제추행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으며 행위자의 구체적인 폭행 또는 협박 행위가 별도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PC방 업주이고 피해자는 그 종업원으로, 두 사람은 또 다른 직원과 함께 식당에서 회식을 한 후 칵테일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는 스스로 높은 수위의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았고, 칵테일바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다리를 피고인의 무릎 위에 올려놓은 상태에서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허벅지 안쪽을 만졌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또 다른 직원과 헤어진 뒤 피고인과 함께 피고인의 자택으로 이동하였고, 그곳 침대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배, 엉덩이, 가슴을 만지는 행위가 이루어졌습니다.
칵테일바에서의 행위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칵테일바에서 피해자의 허벅지 안쪽을 만진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먼저 자신의 다리를 피고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같은 자세를 반복하였으며, 서로 신체접촉에 가까운 장난이 이미 있었던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신체접촉 자체를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해당 행위가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피고인 자택에서의 행위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의 자택에서 이루어진 신체접촉 행위에 대해서도 추행에 해당한다는 점은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침대 위에서 옷을 갈아입던 중 피고인이 처음 배를 만졌을 때 아무런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고, 피고인과 나란히 누운 상태를 유지하면서 팔베개도 거부하지 않았으며, 가슴을 만질 때까지도 말이나 행동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점이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신체접촉을 예견할 수 없고 회피할 수 없는 급작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결국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결
법원은 피해자가 내심으로는 피고인의 신체접촉을 원하지 않았고 불쾌함을 느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거절을 잘 못하는 피해자의 성격, 피고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 당시 분위기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거부 의사를 외부로 드러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비동의추행죄가 도입되지 않은 현행 법체계에서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 사건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익산시 B에 있는 C PC방(이하 ‘이 사건 PC방’이라 한다)의 업주이고, 피해자 D(여, 22세)은 위 PC방의 종업원이다. 가. 2024. 12. 19. 01:00경 범행 피고인은 2024. 12. 19. 01:00경에서 02:00경 사이에 익산시 E에 있는 F 칵테일바(이하 ‘이 사건 주점’이라 한다)에서 피해자, 이 사건 PC방의 또 다른 종업원인 G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옆자리에 앉아있던 피해자의 무릎과 허벅지 안쪽 부위를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2024. 12. 19. 03:00경 범행 피고인은 2024. 12. 19. 03:00경에서 03:20경 사이에 익산시 H아파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이하 ‘피고인의 집’이라 한다)에서 술에 취하여 그곳 침대에 누워있는 피해자의 옆에 누워 피해자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배를 만지고, 피해자의 브래지어를 풀어 피해자의 가슴을 주무르고, 피해자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를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판단 가. 성인에 대한 추행죄의 법체계와 구성요건 1) 강제추행죄와 준강제추행죄 형법 제298조에 의하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하 ‘강제추행죄’라 한다). 여기서 ‘폭행 또는 협박’은 ①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않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②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형법 제299조, 제298조에 의하면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하 ‘준강제추행죄’라 한다). 이 죄는 정신적 또는 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도3257 판결 참조). 2) 심신미약자추행죄와 피보호자 • 피감독자추행죄 형법 제302조에 의하면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추행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이하 ‘심신미약자추행죄’라 한다). 이 죄는 심신미약자와 같이 판단능력이나 대처능력이 일반인에 비하여 낮은 사람은 낮은 정도의 유·무형력의 행사에 의해서도 저항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범죄의 성립요건을 강제추행죄보다 완화된 형태로 규정한 것이고, 위 죄에서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며, ‘위력’이란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고,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도3341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 각 참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에 의하면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하 ‘피보호자․피감독자추행죄’라 한다). 이 죄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타인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피보호자․피감독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3) 피구금자추행죄와 공중밀집장소추행죄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2항에 의하면 법률에 따라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추행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하 ‘피구금자추행죄’라 한다). 이 죄는 피구금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피구금자에 대한 평등한 처우와 인신구속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부차적인 보호법익으로 한다. 성폭력처벌법 제11조에 의하면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하 ‘공중밀집장소추행죄’라 한다). 이 죄는 도시화된 현대사회에서 인구의 집중으로 다중이 출입하는 공공연한 장소에서 추행 발생의 개연성 및 그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이 과거보다 높아진 반면, 피해자와의 접근이 용이하고 추행장소가 공개되어 있는 등의 사정으로 피해자의 명시적·적극적인 저항 내지 회피가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여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 이외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추행행위로 말미암아 형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한 처벌이 여의치 아니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5704 판결 참조). 나.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 이상과 같이 우리 법체계에서 성인에 대한 추행죄의 행위태양은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강제추행죄), ②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심신미약자추행죄, 피보호자․피감독자추행죄), ③ 추행만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피구금자추행죄,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구분되고, 강제추행죄의 경우 ‘추행’뿐만 아니라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되어야 범죄가 성립한다. 한편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죄는 피해자에게 대비할 틈을 주지 않는 급작스런 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항거할 기회 자체를 아예 빼앗긴 상황이어서 피해자의 현실적인 항거의사가 억압당한 상황과 등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폭행’과 ‘추행’이라는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였다고 보는 것이므로(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어 저항이 불가능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하면 폭행 또는 협박이 없더라도 준강제추행죄가 성립하여 강제추행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과 같은 취지이다),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추행행위를 예견할 수 없고 따라서 회피할 수 없었어야 한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도7343 판결의 원심판결 참조). 다. 이 사건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주점에서의 추행에 관하여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 피해자, G(여자)은 2024. 12. 18. 19:30경부터 ‘I’이라는 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에서 회식을 하면서 소주와 맥주를 마신 후 이 사건 주점으로 옮겨 위스키를 마셨다. (2) 이 사건 주점에서 사각형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피해자와 피고인은 같은 쪽에서 나란히 좌우에 앉아있었고, 피해자의 건너편에 G이 앉아있었는데, 피해자가 양반다리를 하고 피해자의 다리가 피고인의 왼쪽 무릎 부분에 약간 닿아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그냥 내 다리 위에 걸쳐놔도 된다.”라고 말했고, 이에 따라 피해자는 피해자의 오른쪽 다리를 피고인의 왼쪽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3) 그러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오른쪽 다리 위에 피고인의 팔꿈치를 내려놓거나 피고인의 손바닥이 피해자의 허벅지에 닿게 하는 등 신체접촉을 하면서 “팔걸이 같고 편하다.”라고 말했고, 그러다가 손으로 피해자의 허벅지 안쪽을 만졌다(당시 피해자는 파란색 후드 티셔츠와 갈색 골덴 긴바지를 입고 있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바지 위로 허벅지 안쪽을 만졌다). (4) 피해자는 이 사건 주점에서 담배를 피우러갔다 오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이후에도 그 전처럼 피해자의 다리를 피고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5) 피해자는 당시 상황에 관해 2024. 12. 19. 경찰에서 참고인조사를 받으면서 “제가 술을 좀 많이 먹어서 처음 피고인이 제 다리를 주무르고 만질 때는 만진다는 생각을 잘 못하고 멍 때리고 있다가 피고인의 손이 제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오니까 그때부터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서 제가 정색을 하면 상대방이 무안할까봐 거절하지 않은 이유도 있고, 내가 다리를 상대방 다리 위에 올려놨으니까 이런 상황이 된게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에 당시에는 피고인의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려고 하고 그냥 넘어갔다. 제 다리를 피고인의 다리 위에 올렸을 때 피고인이 그 위에 손을 얹고 만지는 행동까지는 이해했는데, 점점 노골적으로 허벅지 안쪽으로 손이 들어와 그 부위를 계속 주물럭거리니까 너무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행이라고 느꼈다.”라고, 2025. 8. 13. 이 법정에서 “제가 먼저 다리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그리고 괜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서 아무 말도 안 했다. 간접적으로라도 거부의사를 밝힌 적은 없는 것 같다. 제가 원래 피고인과 그만큼 편하다고 생각해서 올려놨던 것인데, 손 올린 것까지는 저도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만지는 것부터는 저도 불편하게 생각했다.”라고 각 진술하였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에서 손으로 피해자의 무릎과 허벅지 안쪽 부위를 만진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나아가 피고인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피해자에 대하여 추행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 살피건대, 위 행위가 폭행·협박 선행형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하고,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행위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예견할 수 없고 회피할 수 없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1) 피고인, 피해자, G이 2024. 12. 18. 19:00경 이 사건 PC방에서 모여 이 사건 식당으로 이동하던 중 피해자가 “날씨가 추워서 (젖)꼭지가 팔딱 섰다.”라는 농담을 하였고, 이 사건 식당에서 피해자는 ‘시오후키’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피고인과 G에게 “어떻게 해야 분수가 터지냐?”라고 묻고, ‘쓰리섬’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여자가 두 명인 것보다는 이왕이면 남자가 두 명인 것을 나는 더 선호한다.”라고 말하는 등 높은 수위의 성적인 대화를 스스럼없이 주고받았다. (2) 이 사건 주점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다리를 피고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고, 그 행위는 피해자가 담배를 피우러갔다 오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이후에도 반복되었다. (3) 이 사건 주점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입을 손으로 잡으려고 하자 피해자가 혓바닥을 내밀어 피고인의 손가락을 핥으려고 하는 등 서로 신체접촉에 가까운 장난이 있었다(이에 관해 피해자는 경찰에서 참고인조사를 받으면서 2024. 12. 19. “원래 이 사건 PC방에서 일할 때 피고인이 제 옆구리를 간지럽힌다거나 꼬집는 장난을 자주 했다. 저는 그 행위가 불편하다고 느꼈지만 계속 봐야하는 사이니까 그냥 넘어가곤 했다. 저는 피고인과 대화하면서 장난으로 팔을 잡는다던가 하는 정도로 신체접촉이 있긴 했다. 평소에 피고인이 제 등을 세게 친다던가 하는 격한 장난을 칠 때 제가 어차피 막아봤자 계속 장난을 칠거란 생각에 오히려 제가 역으로 더 심하게 장난을 쳐서 피고인의 장난을 막곤 했다.”라고, 2025. 1. 21. “평소에 워낙 편하다보니까 서로 장난을 치는데, 상대방이 불편한 장난을 치면 제가 일부러 더 세게 장난을 쳐서 상대방을 피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고인이 제 입술을 잡으려고 해서 제가 피고인의 손가락을 핥으려고한 것이다.”라고 각 진술하였다). (4)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행위가 수차례 반복되었음에도 피해자는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이거나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집에서의 추행에 관하여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 피해자, G은 2024. 12. 19. 02:00~02:30경 이 사건 주점에서 나와서 택시를 타고 가다가 G이 먼저 자신의 집 근처인 ‘J 사거리’에서 내렸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그대로 택시를 타고 피고인의 집 쪽으로 갔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택시에서 내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피고인의 집에 들어갔고, 피해자가 거실 소파에 누워있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감기약을 주면서 먹으라고 한 후 쉬려면 피고인의 방 침대에 가서 누우라고 말했으며, 이에 따라 피해자는 피고인의 방 침대에 가서 누웠다. (3) 피고인은 피해자의 발에 종아리 마사지하는 부츠 같이 생긴 기계를 씌워준 후 방 밖으로 나갔고, 10분 정도 후 다시 방에 들어와서 위 기계를 벗겨준 다음 피해자에게 “누워있을 거면 옷을 벗고 누워있어라.”라고 말하고, 피해자가 옷을 벗는 것을 거부하다가 차라리 반팔이라도 달라고 말하자 피고인의 반팔 티셔츠를 갖다 주면서 피해자가 누워있던 침대 위로 올라가 피해자의 오른편 옆자리에 앉아서 피해자에게 위 티셔츠를 건네주면서 갈아입으라고 말했다. (3) 피해자는 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아 위 티셔츠를 피해자가 입고 있던 후드 티셔츠 위로 씌워서 안으로 넣어 입은 후 위 후드 티셔츠를 벗었다. (4) 피해자가 위 후드 티셔츠를 벗는 와중에 위 반팔 티셔츠가 껴서 배 부위까지 딸려 올라가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오른편에 누운 상태로 오른손을 뻗어 피해자의 배 부위 맨살을 만졌고, 피해자가 위 후드 티셔츠를 벗고 위 반팔 티셔츠만 입은 상태로 침대에 다시 눕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오른편에 누운 상태로 오른손으로는 피해자의 배부위의 맨살을 만지고, 피해자에게 고개를 들어보라고 말한 후 피해자가 고개를 들자 피고인의 왼팔을 피해자의 머리 아래로 집어넣어 팔베개를 해주었다. (5) 피해자는 피고인을 등지고 옆으로 돌아누웠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배를 계속 만지다가(피고인은 피해자를 배를 만지면서 “뱃살이 귀엽다.”라고 말했고, 피해자가 “뱃살을 빼야 한다.”라고 말하자 “배는 만질 것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피해자 쪽으로 돌아누워서 피해자의 등과 어깨 등 신체 후면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만졌으며, 피해자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 밖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엉덩이를 만졌고, 손으로 피해자의 브래지어 후크를 푼 다음 피해자의 등을 만지고, 피해자의 가슴 쪽으로 손을 뻗어 오른쪽 가슴을 손으로 주무르면서 “이 정도는 B에서 C는 되겠다.”라고 말하였다. (6)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팬티 속 성기까지 손을 뻗으려고 하자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목을 때리면서 “하지 마.”라고 말했고, 피고인은 계속 피해자의 성기를 만지려고 시도하다가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목을 잡으면서 안 된다고 말하자 피해자의 바지 안에 넣었던 손을 뺐다.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고인의 집에서 손으로 피해자의 배, 엉덩이, 가슴을 만진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나아가 피고인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피해자에 대하여 추행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 살피건대, 위 행위가 폭행·협박 선행형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하고,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행위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예견할 수 없고 회피할 수 없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7도9759 판결의 원심판결 참조).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식당과 이 사건 주점에서 회식을 하면서 수위가 높은 성적 대화를 주고받았고, 이 사건 주점에서 피해자가 다리를 피고인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신체접촉이 있었으며,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주점에서 나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가서 피고인의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피고인이 강압적으로 피해자를 데려간 사실은 없다. (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침대 위에 앉은 상태로 피고인이 건네준 반팔 티셔츠를 입고 원래 입고 있던 후드 티셔츠를 벗는 과정에서 위 반팔 티셔츠가 딸려 올라가 피해자의 배가 드러나자 피고인이 위 침대에 누운 상태로 오른손을 뻗어 피해자의 배 부위 맨살을 만졌음에도 피해자는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고, 다시 위 침대에 누움으로써 피고인과 나란히 누운 상태가 되었다. (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팔베개를 해주는 것에 대하여도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배를 만지다가 등, 어깨, 엉덩이를 만진 후 브래지어 후크를 풀고 가슴을 손으로 주무를 때까지도 계속 위 침대에 누워있었으며, 말이나 행동으로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피해자는 2025. 1. 21. 경찰에서 참고인조사를 받으면서 “저는 ‘그냥 잘 거임’이라고 했고, 피고인은 ‘계속 만질 거임’이라고 하면서 계속 만져서 저는 포기하고 그냥 있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팬티 속 성기를 만지려고 하자 피해자가 비로소 피고인의 손목을 때리면서 하지 말라고 말하거나 피고인의 손목을 잡으면서 안 된다고 말했고, 그러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기를 만지는 것을 포기하였다. (2) 결국 피고인은 성관계를 할 생각으로 피해자를 피고인의 집에 데려갔고, 반면 피해자는 피고인과 성관계를 할 생각이 없었음은 물론 피고인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도 전혀 원하지 않고 오히려 불쾌해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으나, 거절을 잘 못하는 피해자의 성격, 피고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 당시 회식자리의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위와 같은 거부의사를 표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바, 비동의추행죄가 도입되지 않은 우리 법체계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강제추행 사건은 행위의 경위, 당사자 사이의 관계, 피해자의 반응 등 구체적인 사정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대응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기습추행형 강제추행의 성립 요건, 폭행·협박 선행형과의 구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분석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상황에 처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