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간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범 죄 사 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27세)과 2018. 10.경부터 2021. 11.경까지 동거하며 교제하였던 관계이다.
피고인은 2021. 3. 21. 24:00경
인천 중구 C, D호텔 E호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객실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만류하는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피해자를 향하여 맥주캔을 집어 던졌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카락을 잡는 등 상호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다른 일행들이 객실 밖으로 나가자, "씨발. 걸레 같은 년이 만나줬더니. 이런 년이었으면 안 만났다"라는 등으로 말하며 객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이를 가로막는 피해자에게 "너 진짜 죽여버리고 싶거든"이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목을 졸라 밀어 피해자로 하여금 정신을 잃도록 하는 상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 피의자와 피해자 간 메시지
1. – 옷장 검색내역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7조 제1항,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1천만원 이하의 벌금
2. 양형기준의 적용 여부: 판시 범죄사실에 관하여 벌금형을 선택하였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3. 선고형의 결정: 벌금 200만 원
이 사건은 피고인이 교제하던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던 중 격분하여 피해자의 목을 강하게 잡고 밀어 피해자를 순간적으로 기절시킨 것으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성별에 따른 체격 차이, 범행의 수법, 피해자에게 발생한 상해의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 받지 못하였다.
다만 다행히도 피해자가 기절하였다가 오래지 않아 깨어났는바 피해자에게 발생한 상해의 결과가 아주 중하지는 아니한 점, 피고인이 범행 중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점, 피고인은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이 사건 범행 이후에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상당한 기간 동안 연인관계를 유지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의 목을 조른 것이 아니라 밀친 것이고, 피해자가 정신을 잃은 것은 맞지만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의) 목을 잡은 채로 밀었고, 내가 목을 세게 잡자 (피해자가) 별다른 저항을 못하고 내가 미는 대로 뒷걸음질 치다가 뒤에 있던 옷장으로 넘어졌다. (피해자의) 눈이 감기면서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아서 놀라서 얼른 손을 떼고, 피해자 몸을 흔들면서 정신 차리라고 그랬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목을 조른 것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한 점, ②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 참조), 생리적 기능에는 육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능도 포함되므로, 일정시간 기절하여 의식을 잃은 것 역시 상해로 볼 수 있는 점[피해자는 법정에서『(피고인이) 목을 꽉 잡아서 갑자기 앞이 안 보였다… 잠깐 앞이 보였는데 … 그러고 나서 또 기억이 없고 그 다음에 제가 기억나는 것은 피고인이 나를 흔들면서 나는 숨이 잘 안 쉬어져서 헉헉 거리는데 나한테 ‘미안해, 미안해’ 하면서 그것부터 기억이 나요』라고 진술하여 피고인으로부터 목을 졸림으로 인하여 의식을 잃었을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③ 상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해의 고의, 즉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필요한데, 성인 남성인 피고인이 피해자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정도로 피해자의 목을 강하게 잡을 당시 피해자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에 대한 미필적 인식과 의사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상해의 고의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피해자를 순간적으로 기절시키는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1. 6. 오후 무렵 피해자로부터 ‘방금 쓰러져서 전화했었다. 걱정하지마라’, ‘이제 괜찮으니깐 일 잘하고, 전화해서 미안해’라는 등의 메시지를 받고, 2022. 1. 7. 00:45경 피해자에게 수차례 전화를 시도하여 통화가 연결되자 “왜 쓰러졌냐. 걱정 되는데 가도 되냐”고 물었고,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집에 오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집 주소를 알려 주었다.
그 후 피고인은 2022. 1. 7.경 새벽 무렵 술에 취한 채 인천 미추홀구 F건물 ○○○호에 있는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피해자에게 “너랑 헤어지니깐 친구가 없더라. 뽀뽀하고 싶다”는 등으로 말하며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시도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피하였고, 피해자로부터 “늦었으니 오늘은 여기에서 자고 출근해라”는 말을 듣고, 침대에 피해자와 나란히 눕게 되었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의 옆에 누워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손을 밀쳐내며 이를 거부하였고, 다시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생리대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으나 피해자가 그 손을 잡아 밀쳐내자, 피해자의 다리를 붙잡아 누른 뒤 피해자의 생리대를 젖히고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고, 생리대를 붙잡은 채 몸을 비틀며 피고인의 머리와 상체를 밀어내는 피해자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생리대를 벗기고 피해자의 다리를 붙잡은 뒤,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피고인 주장의 요지
합의 하에 고소인과 성관계를 한 번 하였을 뿐이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고소인을 강간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5.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6576 판결 등 참조).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해악을 고지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고소인의 진술은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줄 만한 신빙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공소사실을 입증할 다른 증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고소인의 항거를 억압하여 강간하였음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고소인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있다.
가) 고소인은 고소장 및 고소보충의견서에는 『피고인이 고소인의 (가슴과) 음부를 만지려고 시도하였고, 고소인이 손을 잡아 밀쳐내면서 거부함에도 고소인의 다리를 잡아 저항을 제압하고 고소인의 생리대를 옆으로 잡아당겨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고, 고소인이 두 손으로 피고인의 머리와 상체를 밀어내면서 거부하였음에도 생리대를 벗긴 후 다시 고소인 다리를 잡아 저항을 제압하고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였다. 피고인이 입으로 음부를 애무하려 하여 고소인이 피고인의 머리를 밀면서 거부하자, 다시 고소인의 다리를 잡아 저항을 제압하고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여 고소인을 강간하였다』라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나) 그런데 경찰 1회 조사에서는『피고인이 옆에 누워 있다가 내 가슴을 만져서 내가 손을 뿌리쳤다. 2~3번 더 옷 위로 내 가슴을 잡아서 내가 피고인의 손을 뿌리쳤다. 그 후 피고인이 내 팬티형 생리대 안으로 손을 넣길래 내가 그 손을 빼서 뿌리쳤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2~3번 더 손을 (생리대 안으로) 넣으려 했고 내가 그때마다 피고인의 손을 뿌리쳤다. 그 다음에 피고인이 성기를 음부에 삽입했다. 옷을 언제 벗었는지 모르겠고, 위아래 다 벗은 상태였다. 손으로 내 허벅지를 벌리게 한 다음 생리대를 옆으로 치워서 성기를 음부에 넣었다. 내 위로 올라와서 3분 정도 한 것 같다. 성기를 뺀 다음 내 팬티형 생리대를 잡아서 벗기려고 했고, 내가 양손으로 생리대 옆 쪽을 잡고 몸을 옆으로 틀었는데도 생리대를 벗겼다. 다시 아까 같은 자세로 내 몸 위로 올라와 성기를 넣고 관계를 했다. 난 처음부터 피고인의 몸을 ‘아아’ 하면서 밀었는데도, 피고인은 무시하고 관계를 했다. 내가 ‘아~ 피~’라고 하는데 피고인이 생리대를 벗겼다. 하다가 피고인이 누우면서 내 몸을 땡겨서 내가 앉게 되고 피고인은 눕게 되었다. 내가 앉은 상태에서 내 음부가 피고인의 얼굴 부위에 닿게 되었고, 피고인이 그대로 음부를 애무했다. 나는 그것을 벗어나려고 피고인 얼굴을 밀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피고인이 계속 내 음부를 애무했다. 거기까지만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어떻게 끝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여, 위 고소장이나 고소보충의견서에 기재한 것과 같이 피고인이 수 회에 걸쳐 고소인의 다리를 잡아 저항을 제압하였다는 내용은 진술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이 손으로 고소인의 허벅지를 벌렸다는 취지만을 진술하였는바, 고소인이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행위에 관하여 일관성 있는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경찰 1회 진술 중『고소인이 계속하여 피고인의 손을 잡아 치웠음에도, 피고인이 계속하여 고소인의 가슴과 음부를 만지려고 시도하였다』는 부분이나,『피고인이 고소인의 생리대를 벗기려고 하였다』는 부분은 피해자의 내심의 의사에 반한 성관계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추단하게 할 뿐이고, 그 자체로 피고인이 고소인을 강간하기 위하여 고소인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까지 평가할 수는 없다(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소인은 피고인의 성관계 시도에 대하여 소극적인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피고인과의 재회 등을 기대하면서 마지못해 성관계에 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고소인이 ‘아아’ 소리를 내면서 피고인의 몸을 밀었다는 진술 부분이나, 피고인이 누운 상태로 앉아 있는 고소인의 음부를 애무할 당시 고소인이 피고인을 밀면서 ‘아~ 아~’라고 말하였다는 진술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고소인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폭행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는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소인이 헤어진 이후에도 피고인과 다시 만나고 싶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점, 고소인의 신고 경위 등에 의문스러운 점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진술 부분만으로 피고인이 고소인의 항거를 억압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폭행을 행사하였다고 쉽게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 고소인은 경찰 2회 조사에서도『(피고인이) 눕고 좀 시간이 지나니까 몸을 옆으로 돌리더니 내 가슴 쪽에 손을 갖다 댔고, 내가 피고인 손을 뿌리쳤는데, 피고인이 몇 번 더 내 가슴을 잡았고, 다시 내가 피고인의 손을 뿌리쳤다. 그 후에는 피고인이 생리대 안에 손을 넣으려고 하길래 내가 그 손을 뿌리쳤고, 두세 번 반복되었다.(허벅지를 양손으로 벌리게 한 후 생리대를 약간 옆으로 치우게 한 다음 성기 삽입한 것인지) 맞다. 그 후 양손으로 팬티형 생리대를 잡아당겨서 벗겼고, 난 양손으로 생리대를 움켜잡고 몸을 틀어서 막으려고 했다. (그 후 정자세로 성관계를 했는지) 맞다. 그 후 피고인이 위에 있고 내가 밑에 있다가, 피고인이 내 양쪽 다리를 잡아당기더니 뒤로 눕고, 난 피고인 목 쪽에 앉게 되었다. 그 상태로 피고인이 내 음부를 애무했다. 나는 무릎을 꿇은 채로 앉게 되었다. 내가 피고인 얼굴을 밀면서 하지 말라는 식으로 ‘아~ 아~’ 말했다. 그렇게 1~2분 정도 애무를 하고 그 이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다음 기억은 씻으러 간 것이다. 그날 피고인은 사정을 하지는 않았고, 다른 자세는 확실히 안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1회 조사와 일관되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고소인의 위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고소인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폭행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라) 고소인은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던 중 뒤로 눕고 고소인이 피고인의 얼굴(목) 위에 앉게 된 상태로 피고인이 입으로 고소인의 음부를 애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당시의 자세나 성인 여성인 고소인의 체중 등을 고려하면 고소인이 피고인을 누르고 일어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이 생리 중인 고소인의 음부 밑에 누워 입으로 음부를 애무하였다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음부 애무에 관한 진술 부분의 신빙성도 높다고 보기는 어렵고(특히 고소인은 피고인이 음부를 애무할 당시 피고인의 얼굴을 밀면서 ‘하지 말라는 식으로’ 아~아~ 하는 소리를 내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고소인이 어떤 방식으로 거부하는 듯한 소리를 내었는지 위 진술만으로는 분명하게 알 수도 없다), 오히려 피고인이 고소인의 협조 없이 그와 같은 자세에서 고소인의 성기에 대한 애무를 지속할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만약 고소인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위와 같은 자세로 피해자의 음부를 애무하였다면 이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적 행위에 소극적으로나마 응해주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보인다.
마) 또한, 고소인은 경찰 1, 2회 조사 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자세로 고소인의 음부를 애무한 이후의 상황에 관하여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데, 당시 고소인이 술이나 약물로 인하여 인지능력이 저하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바, 그 이후의 성관계 과정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바) 고소인은 법정에서『피고인이 집으로 찾아와서 나는 누워 있었고, 피고인은 바닥에 앉아 있었다. 피고인이 ‘너랑 헤어지니까 친구가 없더라’ 그런 얘기를 계속 하다가 나한테 뽀뽀하고 싶다고 하면서 얼굴을 들이댔고, 내가 피했다. 피고인이 그러다 가 내 옆에 누웠고 갑자기 그냥 집에 가겠다고 해서, 내가 그냥 자고 가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피고인이 가슴과 음부 쪽을 손으로 만졌다. 허벅지 반쯤까지 오는 긴 반팔티를 입고 있었고 밑에는 입는 팬티형 생리대를 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그 안으로 손을 넣으려고 그렇게 해서 내가 뺐는데, (피고인이) 두세 번 정도 더 그렇게 하다가 (나를) 안더니 그 옆으로 치우고 했다. (피고인이 생리대를 젖히고 증인의 음부에 성기 삽입을 한 건가요) 네. 나는 계속 (피고인을) 밀었고 ‘아’ 이러면서 ‘아, 피’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피고인이) 그냥 계속 했다. 그렇게 하고 후에 기억나는 것은 피고인은 누웠고, 나는 혼자 씻으러 갔고, 그 다음 날에 피고인한테 ‘이게 가지고 노는 거다. 쓰레기야’ 이렇게 말하고 내가 밖으로 나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이 고소인을 강간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 폭행을 하였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진술이 부족하다.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피고인이 고소인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한 행위로 ‘피해자의 다리를 붙잡아 누른 뒤’, ‘피해자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다리를 붙잡은 뒤’라는 취지를 기재하였는데, 피해자의 위 법정 진술에는 구성요건에 부합하는 공소사실의 기재에 관한 진술이 없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피고인과 고소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이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만지는 피고인의 손을 잡아 치웠음에도 피고인이 계속하여 성관계를 시도하였다는 것 자체가 강간죄의 구성요건으로서 고소인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폭행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외에 피고인이 강간의 수단으로서 폭행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진술을 하지도 아니하였다.
2) 피고인과 고소인은 2018. 11.경 교제하기 시작한 이후 자주 다투었고, 헤어지기로 하였음에도 하루나 이틀만에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여 오다가 2021. 11.경 완전히 헤어지기로 하였다. 그럼에도 고소인이 집을 구하지 못하여 피고인과 고소인은 같은 해 12. 31.경까지 계속 동거를 하였고(교제하면서 동거를 시작한 시점은 2021. 7.경이다), 그러한 동거를 하는 기간 중에 교제할 때와 같이 성관계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피고인과 고소인은 고소인이 새로 집을 구하여 동거를 끝낸 후인 2022. 1. 7.경 고소인의 집에서 이 사건 성관계를 하게 되었는데, 고소인은 이 사건 성관계 직후 아침인 08:28경 피고인에게『뭘 이제와서 실례 타령이야ㅋㅋ 자고가』,『근데 일어나서 니 태도가 맘에 안듦, 뭔 갑자기 실례 거리면서』,『이러면서 다시 만나지는 않잖아, 근데 할거 다하고, 그니까 내가 답답한거지.. 일어나서는 실례니까 간다그러고』,『아휴 너같으면 기분이 좋겠니… 할거다하고 아침에 선긋고』,『어제 와서 하지를 말았어야지, 내 마음을 알기나 하니』라는 메시지를 보내었는바, 이는 성관계를 하였음에도 헤어진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피고인에게 섭섭한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의 강제적인 성관계를 항의하는 취지의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다(이때 오고간 메시지 중 피고인이 강제로 고소인과 성관계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부분은 고소인이『내가 계속 손 치웠는데 만지고 해 놓고, 혼자 하다가 자더라』라고 보낸 것이유일하다. 그런데 ‘계속 손을 치웠는데 만졌다’, ‘혼자 하다가’라는 내용만으로는 피고인이 고소인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부분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의 성관계로 인하여 연인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 고소인이 피고인으로부터 성관계 후 아침에 돌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받자 섭섭한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과 고소인의 관계(장기간 연애하는 동안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하고, 헤어진 후에도 동거하면서 성관계를 하는 등), 헤어진 후 고소인의 감정,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에 나타나는 정황이나 피고인이 고소인의 집에서 자게 된 경위[고소인의 경찰 1회 진술 중『피고인이 (바지를 벗은 상태에서 매트리스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더니 바지를 입으려고 하는걸 봤다. 현관 센서등을 통해 보았다. 피고인이 ‘가겠다’고 말을 했고, 내가 ‘술 취했는데 자고 가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피고인이 다시 바지와 윗옷을 벗고 팬티만 입은 상태로 내 옆에 와서 누웠다』라는 내용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은 바지까지 벗은 피고인과 같이 누워 있다가 바지를 입고 가겠다는 피고인에게 자고 가라고 말한 후 피고인이 바지를 다시 벗고 고소인 옆에 눕는 것을 허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등을 고려하면, 고소인이 피고인의 성관계 시도에 대해서 처음에는 피고인의 손을 잡아서 치우는 등의 행위를 하여 거부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지만 피고인과 다시 교제하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소극적으로 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고소인이 보낸 위와 같은 메시지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 만나면 안그래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사귈 때처럼 행동하게 되니까 후회하고’, ‘너랑 있으니까 그런 행동이나 말들이 너무 자연스러웠나봐, 힘든 마음에 더 불씨를 집혀서 미안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었고, 고소인도『말투나 행동이나 사귈 때나 똑같은데 사귀기는 싫고 하고는 싶고?』라고 대답한 바 있는데, 이러한 메시지 내용도 위와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3) 그런데 고소인은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조금 더 지난 2022. 3. 20. 피고인과 통화하면서 갑자기『계속 니 밀어내고 싫다고 한 거 못 들었어?』,『니가 벗겼잖아. 내가 니한테 하자 그랬어?』,『그거랑 강제로 한 거랑 뭔 상관이야?』라고 말하고 이를 녹음하여 이 무렵 처음으로 피고인이 강제적인 성관계를 하였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항의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고소인이 위와 같이 따지는 것에 대하여 ‘니가 언제 싫다 그랬어?’, ‘너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니가 벗었어’, ‘강제로 한 적 없는데?’라고 대답하여 강제적인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마지막으로 말할게 잘 들어 너한테 그날 그렇게 했던 거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고 내가’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으나, 이는 고소인과 장기간 다투는 것이나 고소인이 교제기간이나 헤어진 이후에 보여준 집착적인 태도 등에 지친 피고인이 마지막으로 사과를 하여 고소인을 적당히 달랜 후 대화와 관계를 모두 끝내려고 말한 것으로 보일 뿐, 강간에 대한 사과를 하는 것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성관계 직후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확인되는 고소인의 섭섭한 감정의 표현이나 고소인에게 피고인의 이성 관계에 관한 불만과 함께 재회하려는 마음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실제로 고소인은 피고인과 헤어진 상태에서 ‘G’라는 곳을 통하여 상담을 하거나 방법을 문의하고, 2022. 2. 중순경에는 피고인에게『일 끝나고 만나서 같이 놀자』고 제안을 하기도 하였으며, 그 무렵 피고인에게 전화해서 ‘왜 여자와 친구를 맺느냐. 여자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는 취지로 항의하기도 하였다) 및 고소인이 위 녹음을 한 2022. 3. 20.은 고소인이 피고인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새로운 여자친구 사진이 게시된 것을 보고 피고인에게 수십 회에 걸쳐 전화를 한 2019. 3. 19.의 바로 다음 날이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고소인은 헤어진 이후 피고인의 태도를 보고 고소를 결심한 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강간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항의하고 이를 녹음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