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성관계를 둘러싼 강간 혐의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제 중인 연인 사이에서 강간죄의 성립 요건 중 폭행·협박의 정도가 어떻게 판단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강간죄의 성립 요건: 폭행·협박의 정도
강간죄의 구성요건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 강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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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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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단순히 어떠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강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따라서 연인 사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인정되면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항거 곤란 정도의 판단 기준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지는 행위 자체의 내용과 강도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체를 결박하거나 신체 일부를 눌러 저항을 억누르는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영상이나 기타 증거에 비추어 그 행위가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처럼 항거 곤란의 정도 여부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핵심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비동의 간음죄와 강간죄의 구별
우리 형사법은 성년자 사이의 성관계에서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 이를 곧바로 강간죄로 처벌하는 이른바 ‘비동의 간음’에 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처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경우나 장애인처럼 성적 자기결정권이 성숙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형법 제303조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5항과 같은 별도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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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03조(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
①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2012.12.18, 2018.10.16> ②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2018.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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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⑤ 위계(僞計) 또는 위력(威力)으로써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간음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따라서 완전한 합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반드시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음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2. 강간죄에서 증명책임의 원칙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유죄로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수준의 증거가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비록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원칙은 강간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폭행이나 협박의 존재 및 그 정도에 관한 증명이 불충분하다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교제 중이던 만 19세 피해자와 동거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위험한 물건인 벨트로 피해자를 폭행하고 강간 및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중 강간 혐의는 두 건으로, 법원은 한 건의 강간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였고, 다른 한 건의 강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무죄로 선고된 부분은 피해자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성관계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손을 결박하고 머리를 눌러 반항을 억압한 후 성관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이었습니다.
무죄 판단의 근거
법원은 해당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을 살펴본 결과, 피해자의 양손이 위로 올려진 상태였으나 피해자가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중단을 원하는 말을 영상 시작 후 약 1분 35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항문성교를 시도하려 하자 피해자가 “아니야, 거기 아니야”라고 말하며 거부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받아들여 시도를 중단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은 피해자가 전혀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게 하는 정황이었습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최초 제출한 고소장과 초기 경찰조사에서 이 날의 강간 피해사실을 기재하거나 진술하지 않은 점도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죄로 인정된 부분
반면 법원은 같은 날 새벽에 이루어진 별개의 강간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폭행 직후의 병원 후송 사실, 폭행으로 인한 신체 상처 사진 등 객관적 증거를 종합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이 피해자를 벨트로 폭행한 특수폭행 5회와 피해자 몰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2회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하였고, 법원은 피고인에게 최종적으로 징역 3년을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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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압수된 증 제1호(아이폰13) 및 증 제3호(켈빈클라인 갈색벨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 12. 20.자 강간의 점은 무죄.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1. 11. 12.경 피해자 B(가명, 여, 19세)과 교제하면서 그 무렵부터 서울 성동구 C건물, 4층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와 함께 생활하던 중, 2021. 11. 27.경 피해자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사이에 ‘피해자는 다른 남성과 연락하지 아니하고, SNS 계정 등을 공유하고 이에 대하여 불만을 품지 아니하며, 부모님 동의 후 사실혼 관계를 시작하며, 위의 사항을 어길시 벌점을 부과하고 벌점 1점당 채찍으로 1회씩 맞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고, 2021. 12. 31.경 위 각서에 ‘1시간마다 사진 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 시간당 벌점이 추가된다.’는 내용을 추가하였으며, 2022. 1. 3.경 ‘피해자는 피고인과 가족 친지를 제외한 모든 남자의 연락처를 삭제 및 차단하고, 피고인에게 60분 단위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진으로 보고하고, 위치추적 어플을 설치하여 피고인이 상시로 피해자의 위치를 확인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며, 이를 어길시 벌점이 부과된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추가로 작성하였다. 1. 특수폭행 가. 피고인은 2021. 12. 18. 새벽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다른 남성과 연락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 피해자에게 입고 있던 옷과 속옷을 모두 벗고 나체 상태로 양손을 모두 허리에 얹도록 하여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눕게 한 다음, 피고인이 착용한 위험한 물건인 캘빈클라인 갈색 벨트를 풀어 피해자의 팔과 등 부분을 수회 때리고, 피해자의 허벅지와 종아리 부분을 수회 내리쳤으며, 피해자에게 천장을 향하여 돌아눕게 한 후 피해자의 복부와 가슴 부분을 수회 세게 때렸다. 나. 피고인은 2022. 1. 1. 03:00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작성한 각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벌점이 쌓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나체 상태로 침대에 올라가 엎드린 자세로 눕게 한 후, 위험한 물건인 캘빈클라인 갈색 벨트로 피해자의 허벅지 부분을 수회 세게 내려쳤다. 다. 피고인은 2022. 1. 3. 21:00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작성한 각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벌점이 쌓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나체 상태로 침대에 올라가 엎드린 자세로 눕게 한 후, 위험한 물건인 캘빈클라인 갈색 벨트로 피해자의 엉덩이 부분을 수회 세게 때렸다. 라. 피고인은 2022. 1. 20. 14:30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작성한 각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벌점이 쌓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나체 상태로 침대에 올라가 엎드린 자세로 눕게 한 후, 위험한 물건인 캘빈클라인 갈색 벨트로 피해자의 배 부분을 4회 때렸다. 계속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캘빈클라인 갈색 벨트로 피해자의 몸을 수회 때렸다. 마. 피고인은 2022. 1. 27. 13:30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작성한 각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벌점이 쌓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나체 상태로 침대에 올라가 엎드린 자세로 눕게 한 후, 위험한 물건인 캘빈클라인 갈색 벨트로 피해자의 허벅지 부분을 수회 세게 내려쳤다. 이로써 피고인은 총 5회에 걸쳐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강간 피고인은 2021. 12. 18. 22:00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으나 위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은 폭행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 거부하자, 힘으로 피해자의 옷과 속옷을 모두 벗기고, 옷걸이에 걸려 있던 넥타이로 피해자의 양손을 감싸 올려 피해자의 양손을 결박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침대에 엎드려 눕게 하고 피해자의 몸을 피고인의 몸으로 눌러 반항을 억압한 후, 피해자의 뒤쪽에서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가. 피고인은 2021. 12. 18. 22:00경 위 피고인의 집에서,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하면서 피고인의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여 나체상태인 피해자와의 성관계 장면을 피해자 몰래 동영상 촬영하였다. 나. 피고인은 2021. 12. 20. 23:00경부터 2021. 12. 21. 04:54경까지 피고인의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여 나체상태인 피해자와의 성관계 장면을 피해자 몰래 동영상 촬영하였고, 이를 발견한 피해자로부터 “그만 찍어.”라고 촬영중단을 요구받았으나 계속해서 동영상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총 2회에 걸쳐 카메라 등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의 제1회 및 2회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기재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B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1. D외1의 진술서 1.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각 고소장 1. 112신고사건처리표, 폭행관련사진, 진단서, 벌점 카톡 공지내용, 각서 사진, 임신테스트기, USB자료(21. 12. 20. 성관계 영상 관련), 수사보고서(특수폭행관련-119신고 녹음파일 및 구급상황보고서 첨부), 진료기록 사본 증명서, 수사보고서(고소인 자료 제출), 메시지, 사진, 피해자 위치, 수사보고서(피의자 지인 및 고소인과 통화- 지인 : 의사 E, 동료 F)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97조(강간의 점), 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카메라 등 이용 촬영의 점, 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261조, 제260조 제1항(특수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강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형사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신상정보등록만으로도 어느 정도 피고인의 성폭력범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으로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하여 달성할 수 있는 성폭력범죄 예방 효과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단서, 구 장애인복지법(2021. 7. 27. 법률 제183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의3 제1항 단서[이 사건 범행의 경위나 방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자신의 직업, 지위를 이용하여 성범죄 대상자에게 접근하거나 성범죄를 용이하게 저지를 가능성이나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가정환경,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던 연인 사이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여 강간한 사실이 없고, 위 과정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피고인의 나체를 촬영한 사실이 없다. 2. 강간의 점(범죄사실 제2항)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피해자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2)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할 때에는 보통 그 의미를 ‘다른 사람의 행위를 승인하거나 시인’한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피해자에게 이루어진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의 동의가 있다는 이유로 범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이유는 그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해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그 행위의 경위 및 태양, 피해자의 연령,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도3341 판결 참조). 3)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 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1. 11. 13.경 사귀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피해자는 만 19세로 성년이기는 하였으나 피고인과의 성관계 이전에는 성경험이 없었고 피고인과 동거한 이후에는 거의 매일 성관계를 가졌으며 콘돔을 사용한 피임은 거의 하지 않았다. 피해자와 피고인은 2021. 11. 하순경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피해자가 임신하였다고 생각하였으나 피해자가 임신 기록이 남을 것을 우려하여 실제로 산부인과에 방문하지는 않았고, 피고인의 친구이자 산부인과 수련중인 인턴 E에게 전화로 상담을 하였다. 실제로 E은 수사기관과의 통화에서 2021. 12. 중순경 및 2022. 1. 15. 피해자와 2차례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2021. 12. 중순경 통화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고, 2022. 1. 15.자 통화에서는 피해자가 임신이 되었는데 하혈을 하고 다음 생리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성관계가 가능하냐는 식의 질문을 하여 하혈 중이라면 생리주기가 2~3번 정도 정상적으로 돌아와 안정된 이후에 성관계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식으로 답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1. 11. 27.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카카오톡 대화방 내의 공지글 기능을 이용하여 누적 벌점을 게시하였다. 3) 피고인은 2021. 12. 15.경 피해자가 G이라는 다른 남자와 연락한 것을 알게 되어 피해자와 다툼이 벌어졌고, 2021. 12. 17. 자신의 아이패드에 피해자의 카카오톡을 로그인해두겠다며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계정인증을 요구하였으며, 카카오톡 이외에 디스코드(채팅 메신저 프로그램의 일종), 메일, 네이버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알려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21. 12. 18. 새벽경 피고인의 주거지에 돌아와 범죄사실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피고인의 벨트로 수회 폭행하였고, 같은 날 02:55경 피해자가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자 피고인이 직접 119에 신고하여 피해자는 H병원에 후송되었다. 당시 피해자의 좌측 팔, 어깨, 겨드랑이, 등, 가슴, 배 부위에 멍이 발견되었고, 피해자를 진료한 의사는 상해에 의한 다발성 외상, 타박상 가능성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피해자에게 폭행당한 적이 있는지 묻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권유하였으나 피해자는 울며 경찰에 신고하기를 거부하였다. 4) 피해자는 같은 날 아침 H 병원에서 퇴원한 다음 가족들을 만나고 저녁경 피고인의 주거지로 돌아왔고, 다음 날인 2021. 12. 19. 03:09 피고인에게 벨트로 온 몸을 다 맞았다며 112에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였으나, 피고인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피해자가 술을 못 마시게 하니 가볍게 밀쳤다고만 진술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홧김에 신고하였다고 하여 출동한 경찰은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돌아갔다. 다.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결박한 상태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2021. 12. 18. 새벽경 집에 돌아온 다음 옷을 다 벗으라고 했고 침대에 엎드려 손을 뒤로 뒷짐을 진 상태로 있으라고 하더니 벨트로 팔이랑 등을 때렸고 허벅지, 배, 가슴을 세게 내리쳤다. 배가 너무 아프다고 했지만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서 더 때린 뒤에 피고인이 직접 119에 신고하여 병원에 후송되었다. 병원에 다녀온 후 하혈을 계속하고 있었고, 폭행으로 인해 팔도 제대로 들기 어려운 상태였는데 피고인이 2021. 12. 18. 22시경 집에 도착하여 성관계를 시도하여 몸이 너무 아프니까 안하고 싶다고 했는데 피고인이 제 몸을 강제로 엎드리게 한 다음 양손을 모아서 넥타이로 묶었고 반항하며 발버둥치니까 뒤에서 피고인의 몸으로 제 몸을 누르면서 삽입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의 경위와 전후의 상황,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동, 피고인이 한 말, 피해자의 대응 등에 대하여 비교적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경험칙에 비추어 특별히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달리 허위가 개입될 만한 정황도 보이지 않아 신빙성이 있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출신학교, 지병 등에 대하여 거짓으로 진술하여 이 사건 강간 등 범행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역시 거짓 내지는 과장된 진술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해자가 교제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주소지, 출신 학교, 지병 등에 대하여 밝히기를 꺼려하거나 이에 대하여 거짓으로 진술하였다 하더라도 판시 범죄사실에 관한 부분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거나 결정적으로 양립될 수 없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강간 범행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또한 피해자의 이 사건 강간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이나 폭행 및 성관계 촬영의 날짜에 대한 진술이 다소 일관되지 못한 면은 있으나 폭행 등이 전날 밤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이루어져 피해자가 실제 날짜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고, 나머지 부분은 중요 부분의 번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표현상이나 묘사의 차이로 볼 여지도 상당하여 범행 여부에 대한 판단에 있어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② 피해자는 피고인의 특수폭행으로 인하여 몸 전체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고 그로 인해 병원에 후송되기도 하였으며 후송된 병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살펴보면 피해자는 당시 등과 팔에 심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로부터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상식이나 경험칙에 반하여 합리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의 특수폭행으로 인하여 아이를 유산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그러한 상태에서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응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③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2. 2. 초순경 결별하였고, 피해자는 2022. 3. 7. 피고인의 누나인 E에게 피고인의 폭행 사실 및 임신 사실을 알리며 같은 달 10. 낙태비용으로 100만 원을 지급받았다가 이를 알게 된 피고인이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E에게 다시 100만 원을 돌려주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E로부터 돈을 지급받은 사실을 알게 되자 피해자에게 “당장 돈 안 보내면 지금 바로 신고할게. 경찰서에서 보자. 니가 혹시 당황할까바 미리 말하는데 너희 아버님 뵙고 모든일들 명백히 말씀드릴거야. 정신적 피해보상비 100만 원 더 보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를 본 것인데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하여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피고인을 고소하였는바, 고소의 경위가 자연스럽다고 보이고, 거기에 무고의 정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카메라 등 이용 촬영의 점(범죄사실 제3항)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이 2021. 12. 20. 촬영한 동영상은 피해자가 양손을 모두 위로 올린 채 엎드린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성관계를 약 2분 25초간 촬영한 것으로, 2분 10초경에 피해자가 “그만 찍어”라고 말하자 피고인이 “너가 카메라 봐주면 그만 찍을께” 라고 말하고 재차 피해자가 “그만 찍어”라고 말하는 음성이 녹음되어 있다. 위와 같은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피고인은 제2회 경찰조사에서 2021. 12. 18. 22:00 ~ 23:00경에 귀가한 피해자가 먼저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달라고 요구하여 촬영하였다고 하면서도 성관계를 누가 요구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고, 검찰 조사에서는 정상 체위로 성관계하는 모습인데 피해자가 아래에 누워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위에서 올라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① 피해자는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피해자가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성관계가 이루어져 촬영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성관계가 끝난 후 피고인이 휴대전화 갤러리를 보여주면서 “우리 정말 야하지 않아?”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여 촬영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피해자는 최초 경찰 조사 당시에는 피고인이 성관계 중간에 찍고 있다고 말하여 촬영 사실을 알게 되었고 촬영이 끝날 무렵 피고인이 카메라를 응시하라고 말하면서 피해자가 카메라를 보면 그만 찍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는 2021. 12. 20.에 촬영된 동영상 내용에 비추어 날짜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사진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피해자가 엎드리거나 엎드리려고 하는 나체로 보여 피고인의 주장과 불일치하는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는 기간 중 피해자와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횟수가 총 2회(2021. 12. 18.과 같은 달 20.)라고 진술하였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1. 12. 18.은 새벽에 있었던 피고인의 특수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응급실을 다녀온 당일이므로 피해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당일 피고인에게 이전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장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4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강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가.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 일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년6개월∼5년 나. 제2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유형의 결정] 디지털성범죄 > 02. 카메라 등 이용촬영 > [제1유형] 촬영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개월∼2년 다. 제3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유형의 결정] 디지털성범죄 > 02. 카메라 등 이용촬영 > [제1유형] 촬영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개월∼2년 라.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6개월∼6년8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마.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6년8개월(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이 일부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교제하던 사이이자 만 19세에 불과한 피해자에게 가혹한 내용의 각서 작성을 요구한 다음 벌점을 매겨 피해자를 위험한 물건인 벨트로 수차례 폭행하고, 폭행으로 인하여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나체 상태인 피해자의 신체를 동영상 촬영하였다. 이 사건 범행의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충격과 고통, 성적 불쾌감, 공포 등을 경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강간죄와 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죄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한편,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위 죄와 나머지 죄의 형과 죄질, 범정의 경중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4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선고형에 따른 기간보다 더 단기의 기간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단축하지 않기로 한다. 무죄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12. 20. 23:00경부터 2021. 12. 21. 04:54경까지 위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성관계를 거부하자, 힘으로 피해자의 옷과 속옷을 모두 벗기고 그곳에 있는 넥타이로 피해자의 양손을 결박하고 피해자를 침대에 엎드려 눕게 한 다음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눌러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피해자의 뒤쪽에서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강간죄에 있어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의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가 2022. 3. 11.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2021. 12. 18.의 강간 및 카메라 촬영과 2021. 12. 21.의 카메라 촬영만을 피해사실로 기재되어 있고, 같은 날 이루어진 경찰조사에서도 피해자는 2021. 12. 20.경의 강간에 대한 피해사실은 진술하지 않았다. ② 피해자가 제출한 성관계 동영상은 2021. 12. 20. 있었던 여러 차례의 성관계 중 제일 처음 이루어진 성관계를 촬영한 것인데 해당 영상을 살펴보면 피해자의 양손이 모두 위로 올려진 상태에서 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부동 자세로 있는 점으로 보아 양손이 결박된 상태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는 하나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과 같이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누르고 있거나 기타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한 모습은 영상에 보이지 않는다. ③ 영상이 시작되고 약 1분 35초까지 피해자가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성관계를 중단하기를 원하는 취지의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항문성교를 염두에 두고 “여기 뚫어볼까? 한번”이라고 말한 데에 대하여 피해자가 “아니야, 거기 아니야”라고 말하며 거부하자 피고인은 더 이상 항문성교를 시도하지 않았다. ④ 우리 법제는 성년자의 경우 업무상 상하관계가 존재하여 섣부르게 상급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경우(형법 제303조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나 장애인과 같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성숙하지 아니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경우[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5항(장애인에 대한 강간·강제추행)]을 제외하고 상대방이 부동의 의사를 표명했는데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비동의 간음(이른바 ‘No Means No’ rule)에 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있는바, 완전한 성관계 합의가 없었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강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강간 혐의와 같은 중대한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혼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리를 다투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증거 분석이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반박을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하면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간죄에서 폭행·협박의 정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각종 영상 및 디지털 증거 분석 등은 고도로 전문적인 영역으로, 형사전문 변호사만이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