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부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은 폐쇄적인 조직 특성상 수사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범인식별절차의 신빙성 문제로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강제추행치상죄란 무엇인가
강제추행치상죄의 의미
강제추행치상죄는 형법 제298조에서 정하는 강제추행죄를 저질러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성립하는 범죄로, 형법 제301조에 근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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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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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01조(강간 등 상해ㆍ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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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단순한 추행 행위에서 나아가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상해라는 결과까지 발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 강제추행보다 훨씬 무거운 범죄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정신적 손상도 여기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범인식별절차에서 지켜야 할 원칙
범인식별절차의 핵심 요건
범인식별절차란 수사기관이 목격자나 피해자에게 용의자를 제시하여 범인을 특정하는 절차를 말하는데, 이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결과로 나온 진술의 신빙성은 크게 낮아집니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목격자로부터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묘사를 사전에 상세히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유사한 여러 사람을 함께 제시하여 목격자가 그 중에서 범인을 지목하도록 해야 하며, 용의자와 목격자가 사전에 서로 접촉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사진 제시 방식에도 동일한 원칙 적용
또한 범인식별절차의 전 과정과 그 결과는 문자 기록과 사진 등으로 반드시 서면화해야 합니다.
사진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범인식별절차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러한 요건들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범인식별은 그 결과의 신뢰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3. 이 사건의 주요 내용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군부대 내 화장실에서 공무직 환경미화원인 피해자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주무르는 등 추행하고, 피해자의 얼굴에 강제로 입을 맞추게 하여 피해자에게 약 3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상해를 입혔다는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추행을 한 사실이 없으며, 자신의 명찰을 분실하였고 그 명찰을 부착한 제3자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였으나,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범인식별절차의 문제점
항소심 법원은 이 사건 범인식별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담당 수사관은 피해자가 범인의 이름을 ‘B’로 특정한 것을 토대로 피고인의 신원을 먼저 확보한 뒤, 피고인과 같은 층에 거주하는 병사 5명의 사진을 수집하여 제시하였는데, 이 사진들에서는 피해자가 범인의 특징으로 묘사한 ‘왼쪽 얼굴 광대뼈 근처의 뾰루지 2개’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수사관이 피해자에게 5명 중 4명의 사진만 문자로 전송한 경위도 불분명하였고, 그 과정을 서면화하는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진술 오염 가능성과 객관적 증거 부재
더 나아가 수사관은 피해자가 사진으로 피고인을 지목한 후 피고인의 이름과 얼굴을 확인해 주었고, 이후 두 번째 범인식별절차는 피해자가 이미 피고인의 얼굴과 이름을 알게 된 상태에서 동일한 사진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진술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재판 과정에서도 범인과 피고인의 눈빛이나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는 수준의 진술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신체 특징이나 인상착의를 일치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반면에 CCTV 영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의복에서 피고인의 DNA도 검출되지 않아 피고인을 범인으로 연결할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추행을 당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지만, 그 범인이 피고인이라는 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제3자가 피고인의 명찰을 부착하고 피고인을 사칭하여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항소심 법원은 1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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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고등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의 범인식별절차는 사진 제시에 의한 범인식별절차에서 준수하여야 하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선고형(징역 2년 6개월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3. 21.경부터 이 사건 대대에서 병으로 복무를 하였던 자이고, 피해자는 위 대대에서 공무직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당시 <계급> 계급으로 이 사건 대대에서 근무하던 2022. 9. 20. 14:00경 이 사건 화장실에서 청소하던 피해자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곧바로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피해자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피고인의 얼굴에 두 차례 강제로 입을 맞추게 하는 방법으로 추행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약 3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대대에 근무하는 제3자가 피해자를 추행하면서 피고인의 명찰 또는 전투복 상의를 이용하여 피해자가 범인과 피고인을 혼동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원심판결문 제5면 12행~제11면 8행)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여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여부 가) 관련법리 범인식별 절차에 있어 목격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게 하려면, 범인의 인상착의 등에 관한 목격자의 진술 내지 묘사를 사전에 상세히 기록화한 다음, 용의자를 포함하여 그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을 동시에 목격자와 대면시켜 범인을 지목하도록 하여야 하고, 용의자와 목격자 및 비교대상자들이 상호 사전에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하며, 사후에 증거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대질 과정과 결과를 문자와 사진 등으로 서면화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고, 사진제시에 의한 범인식별 절차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원칙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4946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7033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가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⑴ 피해자는 2022. 9. 23.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피해사실에 대해 최초 진술하면서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하여 "추행을 당하면서 그날 처음 본 사람이다. 왼쪽 얼굴에 점은 아니고, 뾰루지 같은 것 2개 정도가 눈 밑 광대뼈 근처에 나 있었다. 키는 저보다 커서 올려다봤는데 얼마나 컸는지는 잘 모르겠다. 덩치는 아주 뚱뚱한 편은 아니지만 보통 체격이었고, 안경이나 모자 착용 여부는 잘 모르겠다. 마스크를 썼는지 모자나 안경을 썼었는지 그런 것들을 하나도 모르겠다.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1~12, 15~16면). 한편 피해자는 같은 날 "계급장을 보니 2개의 막대 표시가 있었고, 대화 중에 얼마나 근무했냐고 물었더니 4개월 됐다고 하면서 계속 군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름표를 보고 이름이 'G인가?'라고 물었고, 그 사병이 'B입니다'라고 해서 '이름이 특이하네'라고 말했다"라고 피고인의 이름과 계급, 근무기간에 대해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1~12, 15~16면). ⑵ 담당수사관 H은 2022. 9. 27. 이 사건 대대를 관할하는 군연락관 C에게 연락하여 피고인의 이름, 소속, 주소를 확보한 다음, KICS 대상자 종합검색을 통해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특정하였다. ⑶ H은 2022. 9. 30. 이 사건 대대 3층 생활관에 거주하고 있는 용사들의 명단이 기재된 '생활관별인원현황'을 받은 다음, 그중 용사 5명을 선정하여 가슴 위를 촬영한 인물사진을 제출받았다. 위 5명은 피고인(<계급>), I(<계급>), J(<계급>), K(<계급>), L(<계급>)이고, 위 5명의 인물사진에 의하면 모두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⑷ 피해자는 2022. 10. 5. 양성평등상담관과 이 사건 피해사실에 대해 재차 상담을 진행하면서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해 '얼굴에 여드름 같은 자국이 광대 쪽에 두 개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68면). ⑸ 피해자는 2022. 10. 5. H로부터 피고인, J, K, I의 인물사진을 문자로 받은 후 그중 두 번째 사진에 있던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였고, H은 피해자에게 '그 아이가 B가 맞다'라고 말해주었다. 피해자는 2022. 12. 21. 군인범죄수사대에 출석하여 수사관과 통화했던 내용을 복기하면서 앞선 범인식별절차에서 제시된 사진과 똑같은 사진 중에서 범인을 지목하는 범인식별절차를 다시 진행하였고, 위 과정에서 재차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안경을 썼었는지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냥 느낌으로, 두 번째 사진인 것 같다'라고만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370면). 다) 위 인정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성인 남성으로부터 추행을 당하였음은 별론으로 하고, 나아가 그 범인이 '피고인'이라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은 피고인의 무죄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⑴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하여 '왼쪽 얼굴의 광대뼈 근처에 뾰루지 2개가 있었고, 보통 체격이었으며, 안경이나 모자, 마스크 착용 여부는 모르겠다.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다.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중 제3자와 구분되는 특징적인 부분은 '왼쪽 얼굴 광대뼈 근처에 뾰루지가 2개 있다'는 것이다. ⑵ 담당수사관 H은 피해자가 말한 피고인의 '이름'을 토대로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먼저 확보한 다음, 피고인과 같은 층에서 생활하는 병사들 중 5명을 선정하여 얼굴 사진을 받았는데, 위 용의자 5명의 사진 상으로 피해자가 진술한 '왼쪽 얼굴 광대뼈 근처의 뾰루지 2개'와 같은 특징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H은 위 5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하여 원심 법정에서 '이름과 안경 착용 여부'를 기준으로 선정하였다고 진술하였고(H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제8, 9면),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범인이 안경을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였음에도 모두 안경 쓴 사람으로 용의자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일단 이름으로 먼저 선정하고 그 다음 피고인의 얼굴과 최대한 비슷한 사람으로 골라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피고인의 사진을 용의자를 선정하기 전에 미리 봤는지, 안경을 쓴 사람들로만 직접 선정하였는지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였다(H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녹취서 제12~16면). 즉, 용의자 5명이 선정된 이유와 경위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데다가, 위 용의자 5명이 피해자가 묘사한 범인의 인상착의와 유사하다고 볼 수도 없다. ⑶ H은 위 5명 중 4명의 사진을 피해자에게 문자로 전송하면서 범인을 지목하게 하였는데, 용의자 5명 중 4명의 사진만을 전송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 또한 피해자에게 문자로 사진을 전송하여 범인을 지목하기까지의 과정 및 그 결과 등을 서면화하는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⑷ 피해자는 2022. 12. 21. 군인범죄수사대에 출석하여 H과 통화했던 내용을 복기하면서 앞선 범인식별절차에서 제시된 사진과 똑같은 사진 중에서 범인을 지목하는 범인식별절차를 다시 진행하였고, 그 과정은 영상녹화되었다. 피해자가 위 과정에서 재차 두 번째 사진에 있는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는 하였으나, 위 범인식별절차는 이미 앞서 이루어진 범인식별절차에서 H을 통해 피고인의 얼굴과 이름을 매칭하여 알게 된 이후에 실시된 것으로서 그 진술은 오염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피해자는 두 번째 범인식별절차에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여전히 '안경을 썼었는지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냥 느낌으로, 두 번째 사진인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을 뿐 별다른 신체적인 특징이나 특별한 인상착의에 관하여 진술한 바 없고, H은 위 사진을 통해 범인으로 지목된 피고인의 사진에서 피해자가 묘사한 '왼쪽 얼굴 광대뼈 근처의 뾰루지 2개'가 확인되지 않음에도 그 이유에 대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⑸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그때(범행 당시)에는 머리가 짧은 상태였고, 지금은 길어서 제가… 키는 저 정도로 컸는지는 작은 키는 아니었으니까 올려다봤으니까 그렇고. 눈매는 좀 비슷한 것 같긴 한데 머리를 길러서 제가 단정은 못 하겠네요'라고 하면서도, '제가 사진에서 저 아이를 지목했잖아요. 그런데 사진 얼굴을 보고 지금 저 아이를 보니까 비슷한 것 같아요. 그 사진하고. 제가 그 4명 중에 고르라고 했을 때 저 아이의 눈빛하고 말투는 지금 들어보면 그때 대화를 했을 때 말투를 들어보면 말투가 저도 음성이 안 바뀌거든요. 지금 위쪽은 머리를 기른 상태라서, 그때는 짧은 머리였던 것 같은데 모자도 썼는지 안 썼는지 모르겠는데, 윗부분은 좀 비슷한 것 같아요'라고 진술하였다(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19면).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범인과 범행 당시 나누었던 대화를 피고인과 재연한 후에도 피고인의 말투와 음성이 범인과 일치한다고 확신하지 못하였다. 피해자의 위 진술은 범행일로부터 22개월 가량 경과한 이후에 이루어졌고, 그 진술 내용 또한 피해자가 범인식별절차에서 본 사진 상의 범인과 피고인의 얼굴이 일치한다는 것이거나, 범인과 피고인의 전체적인 이미지나 느낌이 비슷하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위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⑹ 나아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 외에 피고인을 범인으로 의심할 만한 다른 상황이 존재하는 등의 부가적인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① 피고인이 범인으로 특정된 주된 이유는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이름표와 범인의 진술을 통해 범인의 이름을 'B'로 확인한 데에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발생 무렵에 명찰, 태극기, 사단마크 등을 한꺼번에 분실하였고, 분실된 피고인의 명찰을 부착한 제3자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주장한다. 그런데, 명찰, 태극기, 사단마크는 군 입대 또는 자대배치를 받을 때 지급받는 보급품으로, 그 중 명찰은 벨크로 형태로 군복에 탈부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N에게 부탁하여 분실한 태극기 2개를 새로 구입했다고 주장하고 2022. 8. 3. N이 태극기 2개에 해당하는 2,280원을 지출한 내역 및 피고인이 같은 날 N에게 2,280원을 이체한 내역이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명찰을 분실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해자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범인은 'G인가?'라는 피해자의 물음에 명확하게 'B입니다'라고 자신의 이름을 정정 해주었다는 것인데, 이는 자신의 이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범인의 일반적인 행동 특성과 거리가 있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인이 군대에 온지 4개월 됐다고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의 입대일(2022. 1. 10)을 기준으로 8개월, 이 사건 대대에서 복무를 시작한 날(2021. 3. 21.)을 기준으로 6개월이 경과한 때 이루어진 점에서 피고인의 복무기간과 일치하지도 않는다. 육군<소속> 소속수사관 O은 원심 법정에서 "다른 사람의 명찰 이름 벨크로를 붙이고 부대 내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일반적으로 아예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상식적이지는 않는 상황이기는 하다"라고 진술하였는바(O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녹취서 제6면), 타인의 명찰을 부착하고 부대 내를 돌아다니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제3자가 피고인의 명찰을 군복에 부착하고 피고인을 사칭하여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② 한편 이 사건 범행 장면이 촬영된 CCTV 영상 등은 존재하지 않고, 피해자의 의복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는 등 피고인이 범인임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라. 소결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이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의 가.항의 기재와 같은바,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
4. 결론
강제추행치상 사건에서 범인식별절차의 적법성 문제는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피고인이 이를 혼자서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다투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을 조기에 발견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강제추행치상과 같은 중대한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지금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