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미수에 그쳤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한 경우 형사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강간 행위를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쳤지만 피해자가 부상을 입은 경우 단순 강간미수보다 훨씬 무거운 강간상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강간 미수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한 경우 강간상해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강간상해죄의 성립요건과 법정형
강간상해죄란 무엇인가
강간상해죄는 형법 제301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강간죄를 범한 사람이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 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일반 강간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강간상해죄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법익 외에 신체에 대한 법익까지 침해했다는 점에서 가중처벌되는 것입니다.
| 형법 제301조(강간 등 상해ㆍ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
강간 미수와 상해 결과의 관계
강간상해죄는 강간 행위가 기수에 이르지 않고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즉 강간 행위를 완수하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다면 강간상해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이는 형법 제301조가 강간죄를 범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것으로, 강간의 실행행위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면 족하기 때문입니다.
| 형법 제300조(미수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개정 2012.12.18> |
상해의 정도와 범위
강간상해죄에서 말하는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해의 정도가 경미하더라도 강간상해죄는 성립하며, 치료기간이 짧다고 해서 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해의 정도는 양형 단계에서 참작사유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2. 심신미약 항변의 인정 요건
심신미약 주장의 법리
한편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범죄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심신미약이 인정되지 않으며,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현저히 감소된 상태에 이르렀음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술을 마셨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는 심신미약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 ①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개정 2018.12.18> ③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
음주와 심신미약의 관계
법원은 음주 상태만으로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범행 전후의 행동, 범행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제로 의사결정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특히 범행이 계획적이거나 목적의식이 뚜렷한 경우, 범행 후 증거인멸 행위를 한 경우에는 심신미약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쟁점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피해자와 술을 마신 후 공터로 이동하여 대화를 나누다가 성관계를 요구했으나 피해자가 거절하자 강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바닥에 밀어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리는 등 반항을 억압한 후 가슴을 만지고 팬티를 벗기려 했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을 밀쳐내고 도망가면서 강간은 미수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무릎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었으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도망가면서 떨어뜨린 핸드백과 지갑 등을 가져갔습니다.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기억이 없다는 이유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증인들의 진술과 기록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범행 당시 다소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은 인정되지만,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강간상해죄와 절도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과거 강도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집행을 마친 후 10년이 경과하지 않았음에도 다시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점을 엄벌 사유로 고려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점, 기본범죄가 미수에 그친 점, 상해 정도가 경미한 점,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습니다.
| 울산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1997. 5. 8. 광주지방법원에서 강도상해죄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2000. 8. 8. 위 형의 집행을 마친 사람이다. 1. 강간상해 피고인은 2009. 10. 18. 05:10경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세진주방그릇 옆 공터에서, 같은 날 챔피언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피해자 고00(여, 35세)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위 공터로 이동하여 대화를 나누던 중,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그곳 바닥에 밀어 넘어뜨린 후 주먹으로 얼굴을 수 회 때리는 등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후 피해자의 팬티를 벗기려는 순간 피해자가 피고인을 밀쳐내고 그곳 도로 방면으로 도망감으로써, 결국 피해자를 강간하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으나,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무릎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2. 절도 피고인은 2009. 10. 18. 05:10경 위 세진주방그릇 옆 공터에서 피해자 고00이 위와 같이 도망을 가면서 그곳 바닥에 떨어뜨리고 간 피해자 소유의 휴대전화기 1대 시가 미상, 현금 5만 1,000원이 들어 있는 시가 15만 원 상당의 지갑 1개 및 시가 3만 원 상당의 핸드백 1개 등을 발견하고 이를 가져감으로써 피해자 소유의 재물을 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1. 고00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상해진단서 첨부, 피해품 핸드백 촬영사진 첨부) 1. 피해부위 촬영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01조,제300조,제297조(강간상해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절도제329조(절도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제38조 제1항 제2호,제50조{형이 더 무거운 강간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그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증인공소외 1,2의 각 법정진술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각 범행 당시 다소 술에 취한 상태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나아가 그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10년 6월 2. 판시 강간상해죄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유형] 성범죄군,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제1-2유형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상해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기본범죄가 미수에 그친 경우, 경미한 상해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3월 ~ 4년 6월(특별감경인자만 2개 이상 존재하여 ‘형량범위의 특별조정’에 의하여 하한을 1/2 감경)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4년 6월(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을 고려) [일반감경인자] 진지한 반성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이 판시 첫머리에 기재된 바와 같이 특정강력범죄인 강도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을 종료한 후 10년이 경과되지 아니하였음에도 자숙하지 아니하고 또다시 특정강력범죄인 이 사건 강간상해죄를 저지른 점은 엄벌에 처하여야 할 것이나,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에게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기본범죄가 미수에 그쳤으며,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경미한 점,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등과 그 밖의 피고인의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김제완(재판장) 이봉락 권경선 |
4. 결론
강간상해 사건은 법리적으로 복잡하고 양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심신미약 항변, 피해자와의 합의, 양형 참작사유의 적극적 제시 등은 형사전문 변호사의 전문적인 조력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따라서 이 판례와 같은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초기 단계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