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전문변호사 | 검사출신 법무법인 여암

강간죄전문 변호사 - 강간죄 무죄 판결 사례

법무법인 여암 성범죄전담팀

연인 또는 동거인 사이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은 최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와 강압적인 성관계의 구별이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제 중인 연인 사이에서 강간 혐의가 문제된 실제 사례를 통해, 강간죄의 성립요건과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성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

강간죄의 기본 구성요건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반드시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폭행·협박의 정도 판단 기준

강간죄에서 요구되는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는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수준이어야 합니다.

이 정도에 해당하는지는 행사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전반적인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다소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에 의한 것인지를 별도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2.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엄격한 증명의 원칙

형사재판에서 범죄 사실을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이를 직접 인정할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이 매우 높은 수준의 신빙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은 물론,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서도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사실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갖춰져야 합니다.

신빙성 판단의 핵심 요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진술의 일관성, 진술에 이르게 된 경위의 자연스러움, 다른 증거나 목격자 진술과의 일치 여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진술 내용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거나, 진술을 하게 된 경위가 자연스럽지 않거나, 제3자의 진술과 상호 모순되는 경우에는 그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검사의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에 다소 석연치 않은 점이 있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9개월간 교제하며 동거한 연인 사이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친구 G이 같은 방 안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구강성교를 시키고 이어서 간음하였다고 하여 강간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상호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법원은 우선 피해자가 강간 피해를 진술하게 된 경위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상해,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등 다양한 피해를 두 차례에 걸쳐 상세히 진술하면서도, 강간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강간 피해 진술은 친구 G이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 수사관의 질문에 따라 비로소 이루어졌는데, 법원은 이러한 진술 경위가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진술의 비일관성에 대한 판단

또한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 자체에도 일관성이 부족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간음 후 구강성교가 이루어졌다고 하였다가, 법정에서는 구강성교가 먼저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습니다.

강간죄를 인정하려면 행위의 태양과 순서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진술이 이처럼 일관되지 않다는 점은 그 진실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목격자 G의 진술과의 불일치에 대한 판단

G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불 안에서 피해자에게 강제로 구강성교를 시키는 장면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 장면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피해자는 성관계 당시 G이 방 안에 있었고 눈까지 마주쳤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G의 진술과 명백히 모순됩니다.

법원은 G이 구강성교 장면은 상세히 기억하면서도 성관계 장면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장면을 목격하지 못하였음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피해자의 진술과 서로 모순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항거 불가능 수준의 폭행·협박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사건 당시 피해자와 G의 대응 방식, 사건 직후의 행동, 그리고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변화에 비추어 볼 때 강간죄의 성립에 필요한 수준의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강제 성관계 도중 같은 방 안에 있던 G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G 역시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건 직후 피고인, 피해자, G 세 사람은 함께 장난을 치며 아침까지 잠을 잤고, 사건 이후에도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5개월간 동거와 성관계를 이어갔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정황이 강간 피해자와 목격자의 통상적인 행동으로는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았고, 결국 강간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유죄 부분에 대한 선고

한편 법원은 강간 혐의와는 별개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저지른 폭행 2회 및 상해 1회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간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21. 9. 17.경부터 2022. 6. 8.경까지 피해자 B(여, 24세)와 동거하며 연인관계를 유지하였던 사람이다.
1. 폭행
가. 피고인은 2022. 4. 13. 14:01경부터 15:56경 사이에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는 KTX(이음 185) 6호차 열차 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오른손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 회 때리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해 열차 복도로 이동하자 피해자를 따라가 양손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을 수 회 때렸으며, 오른발로 피해자의 복부를 수 회 차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나. 피고인은 2022. 6. 8. 01:00경 서울 마포구 C건물 지하 D호에 있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던 주거지 화장실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벽에 밀쳐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상해
피고인은 2022. 5. 11. 03:00경 서울 마포구 C건물 지하 D호 주거지에서 서로 말다툼 하던 중, 주먹으로 피해자의 이마와 얼굴을 여러 대 때리고, 앉아있는 피해자의 머리에 음료를 뿌리면서 피고 있던 담배를 피해자의 오른쪽 무릎과 오른쪽 허벅지에 담뱃불을 지져 피해자에게 약 56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안와 바닥, 안와 내벽 골절 등 상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발생보고서(폭행, 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B의 진술서,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6)
1. 상해진단서, 사진(증거목록 순번 8), ‘E병원’ 경과기록지, ‘F병원’ 의무기록 사본 증명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260조 제1항(각 폭행의 점),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 ∼ 10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상해)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1. 일반적인 상해 > [제1유형] 일반상해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월 ∼ 1년 6월
나. 제2, 3범죄(각 폭행)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3. 폭행범죄 > [제1유형] 일반폭행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월 ∼ 10월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징역 4월 ∼ 2년 2월 10일(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전 여자친구였던 피해자와 교제하던 기간 동안 피해자를 2회 폭행하였고, 피해자에게 1회 상해를 가하는 등 이른바 ‘데이트 폭력’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를 향한 피고인의 폭력적 행동은 수회 반복되었고, 피고인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상당 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와 내벽 골절 등의 상해까지 당하였는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의 범행 기간 및 횟수,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범행은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하다. 피고인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아직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 피해자를 위하여 5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자가 위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을 의사를 밝혔으므로 이를 양형 요소로 고려하지 아니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다만, 피고인에게 피해회복 및 피해자와의 합의 기회를 주기 위하여 법정구속은 하지 아니한다.
무죄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1. 5. 04:00경부터 05:00경 사이에, 서울 마포구 C건물 지하 D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위 주거지에 놀러 온 G가 침대를 등지고 컴퓨터를 하고 있자, 피해자의 몸을 만지는 등 간음하려고 시도하여 피해자가 “싫다”고 하며 피고인을 손으로 밀어내는 등 저항하였음에도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피해자의 몸을 끌어내려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성기를 넣고, 계속하여 피해자가 손으로 피고인의 몸을 밀어냄에도 손으로 피해자를 잡은 후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기고 피해자를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2022. 1. 5. 새벽경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의 입에 강제로 성기를 넣은 사실은 없다. 이때 피해자와의 성관계는 상호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었으므로,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지 않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372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2) 강간죄는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는 것인바, 이때의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61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수년 전 메이플스토리라는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되었고, 2021. 9. 17.경부터 2022. 6. 8.경까지 연인 관계를 유지하였다. 이들은 교제하던 기간 동안 피고인의 주거지였던 서울 마포구 C건물 지하 D호에서 동거하였다.
2) 피해자와 G은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이다. G은 피해자와 피고인이 친구로 지낼 당시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하며 피고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가, 피해자가 피고인과 교제하게 되자 피고인을 실제로 만나기도 하였다.
3) G은 2022. 1. 5.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다. 위 장소는 원룸 형태의 집으로, 컴퓨터가 설치된 책상과 침대가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며, 사람이 책상에서 컴퓨터를 할 경우 침대를 등지게 되는 형태로 각 가구가 배치되어 있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2. 1. 5. 새벽 무렵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G이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던 중에 G의 뒤쪽에 위치하여 있던 침대에서 성관계를 하였다.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 G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이야기를 나누다가 G이 ‘A이(피고인) 자지 좀 보자’라고 장난을 쳤고, 이에 피고인이 팬티를 벗게 되는 상황도 있었으며, 세 사람은 아침까지 함께 잠을 잤다.
4) 피고인은 2022. 6. 8. 04:41경 112에 전화하여 ‘여자친구(피해자)가 타투 불법시 술업을 하는데, 거기서 같이 일하는 사람과 거래하는 사람들이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운다’는 취지의 신고를 하였다. 피해자 또한 같은 날인 2022. 6. 8. 20:47경 112에 신고전화를 하였는데, 그 내용은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5) 위 신고에 따라 피해자는 2022. 6. 11. 서울마포경찰서에 출석하여 피해사실에 대해 진술하였다. 이때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① 2022. 4. 13. KTX 기차 내에서 폭행, ② 2022. 6. 8. 거주지에서 폭행, ③ 2022. 5. 11. 거주지에서 폭행으로 인한 상해, ④ 성관계 동영상의 불법 촬영 등의 피해를 당하였다고 하였다.
6) 피해자는 2022. 6. 18. 18:41경 위 사건을 담당하던 서울마포경찰서 수사관에게 카카오톡으로, ‘수사관님, 혹시 강간 불법촬영 건을 취하가 가능할까요? 영상은 이미 몇 달 전에 삭제하였다 하고 저도 영상만 없어졌으면 되는 거라 괜찮을 것 같아요. 강간도 제가 그냥 오해한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고 죄책감이 들어서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어요. 폭행 건은 합의하는 쪽으로 하고 싶은데 이래도 괜찮을까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위 메시지를 수신한 수사관은 2022. 6. 20. 18:10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피해자는 위 메시지를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다고 확인하였고 이에 수사관은 피고인에 대한 혐의를 확인한 후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고 알려준 다음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 피해자와 상담하였다.
7) 피해자에 대한 2차 조사는 2022. 7. 18. 서울마포경찰서에서 이루어졌다. 해당 조사에서도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2022. 4. 13. 폭행을 당하였고, 2022. 5. 11. 거주지에서 폭행으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라고 하였다. 아울러 피해자는 2022. 6. 18. 수사관에게 카카오톡으로 성범죄 사건 접수의 취소와 상해 및 폭행에 대한 합의 의사를 밝힌 사실이 있으나,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합의하지 아니하고 사건을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을 때 내가 거부하지 않은 적은 몇 번 있다. 피고인이 대부분 영상을 촬영했을 때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촬영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는데, 이때 강간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아니하였다.
8) 앞선 경찰조사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이 내 친구인 G에게 전화해서 나를 때렸다, 잘못했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라고 함에 따라, 경찰은 2022. 9. 16. G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이때 G은 ‘(피고인과 피해자) 두 명 다 친구이다.’, ‘2022. 6. 8. 새벽경 피고인과 통화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내용의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 그때 피고인이 화장실에서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이전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려서 피해자가 수술을 했다는 것도 들었다.’라고 진술하였다.
9) G은 2022. 10. 20.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경남마산중부경찰서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과 관련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다. 위 조사에서 G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자신을 폭행한 것과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G은 피해자의 성폭력 피해사실에 대하여 ‘(동영상 촬영은) 여러 번 이야기했던 것 같다. 내키지 않는데 촬영한다고 말했던 것 같다.’라고 하였고, 이어 수사관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냐.’라고 질문하자 ‘아니오. 강간이라고는 말 안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기분에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을 때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 번은 내가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는 집에 갔을 때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자신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했고, 내가 뒤돌아봤을 때 그 모습을 보았다. 올해 일어난 일이고, 1월 5일 새벽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10) 위와 같은 G의 진술에 따라 경찰은 2022. 12. 18. 피해자를 재차 소환하여 조사를 이어갔는데, 이때 수사관이 ‘본 수사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의 친구와 함께 있는 장소에게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사실이냐.’라고 묻자 피해자는 ‘그런 적이 있다.’라고 하였다. 이어 피해자는 ‘피고인은 같은 공간에 G이 있었음에도 손으로 나의 가슴을 만지고 피고인의 발기된 성기를 나의 음부 부분에 비비는 등 성관계를 시도했다. 그래서 나는 당시 G이 바로 옆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어서 피고인의 몸을 손으로 밀고, 말로 “하지마, 싫어.”라고 했다. 그런데 피고인은 내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손으로 나의 바지와 속옷을 벗기고 나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강제로 삽입하였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고인이 성기 삽입 후 나에게 자신의 성기를 구강성교하도록 한 사실이 있는데, 그 때 G이 봤는지, 그 전에 삽입할 때 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한 번은 봤다.’라고 하여 구체적인 강간 피해사실에 대해 진술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앞서 살핀 법리,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할 정도로 충분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
우선 피해자의 진술에 대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한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강간 피해사실의 진술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1. 9. 17.경부터 2022. 6. 8.경까지 교제하였던 사이이고, 이 부분 공소사실의 사건은 이들이 연인 관계를 유지 중이던 2022. 1. 5.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2022. 6. 8. 새벽 피해자가 일하는 타투 시술소에서 피해자 및 동료들이 대마초를 피운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였고, 같은 날 저녁 피해자 또한 경찰에 신고전화를 걸어 피고인으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알렸다. 피해자의 신고에 따라 이루어진 2022. 6. 11.자 1차 경찰조사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당한 2022. 4. 13.자 폭행, 2022. 6. 8.자 폭행에 대하여 진술하였고, 2022. 5. 11.경에는 폭행으로 인해 상해까지 입었다고 하였으며,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는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진술도 하였다. 이어 진행된 2022. 7. 18.자 2차 경찰조사 때에도 피해자는 위와 같은 폭행 및 상해, 불법 성관계 동영상 촬영에 대하여 상세히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경찰서에 출석하여 두 차례에 걸쳐 피고인과 관련된 피해사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강간 내지 강압적인 성관계에 관하여는 전혀 언급하지 아니하였다.
아울러 피해자는 1차 경찰조사와 2차 경찰조사 사이인 2022. 6. 18.경 서울마포경찰서 수사관에게 카카오톡으로, ‘수사관님, 혹시 강간 불법촬영 건을 취하가 가능할까요?’, ‘영상은 이미 몇 달 전에 삭제하였다 하고 저도 영상만 없어졌으면 되는 거라 괜찮을 것 같아요. 강간도 제가 그냥 오해한 것 같아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피해자는 마치 1차 경찰조사 당시 강간의 피해사실에 대하여 진술한 것처럼 메시지를 보냈으나, 위 메시지를 보내기 전 이루어진 경찰조사 내지 기타 과정에서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은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는 2차 경찰조사를 위하여 서울마포경찰서에 출석한 2022. 7. 18.에 위 입장을 번복하여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합의하지 아니하고 사건을 진행하기를 원한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피고인으로부터 당했던 성범죄를 진술함에 있어, 피해사실을 객관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연인 사이였던 피고인과의 관계, 피고인의 태도 및 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 등에 따라 선택적으로 진술 여부를 변경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한 것은 친구인 G이 경찰조사를 받고 난 이후이다. 2022. 10. 20. 수사기관에 출석한 G에게 수사관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냐.’라고 질문하자 G은 ‘한번은 내가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는 집에 갔을 때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자신의 성기를 입으로 빨게 했고, 내가 뒤돌아봤을 때 그 모습을 보았다.’라고 하였다. 이를 기초로 2022. 12. 18. 이루어진 피해자에 대한 3차 경찰조사에서 수사관이 ‘본 수사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의 친구와 함께 있는 장소에게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사실이냐.’라고 묻자 피해자는 ‘그런 적이 있다.’라고 함에 따라 강간과 관련된 이 부분 공소사실의 내용이 특정되었다.
이상과 같이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두 차례에 걸쳐 피고인으로부터 당한 폭행, 상해,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 등 다양한 피해사실을 진술하면서도 그보다 강한 정신적 충격을 남겼을 가능성이 높은 강간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아니하다가, G의 진술에 따라 수사관이 질문을 하자 그제야 ‘강간이 당한 것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만약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간음한 것이 사실이라면, 피해자는 수차례 경찰조사를 받으며 그간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각종 피해에 대해 상세히 진술하는 과정에서 강간에 대하여도 언급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는 G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이후에서야 비로소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하였고, 연인 사이였던 피고인과 피해자가 피고인의 대마초 신고, 데이트 폭력 등 때문에 결별한 직후 이 사건에 대한 신고 및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 내용은 쉽사리 신빙하기 어렵다.
나) 피해자 진술의 비일관성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해자가 강간의 피해사실을 진술하게 된 경위가 자연스럽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보아도 일관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최초로 피해자의 진술이 이루어진 2022. 12. 18.자 3차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는 ‘(피고인이 5분 정도) 성기를 삽입하고 나서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잡고, 내 얼굴을 억지로 자신의 성기 부분에 가져다 대어 강제로 입에 성기를 넣게 해서 구강성교를 시켰다.’라고 하여 강간 행위 이후 유사강간 행위가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손으로 밀어내는 등 저항하였음에도 피해자를 1회 간음하고, 계속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성기를 넣었다.’라는 취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의 내용을 특정하여 피고인을 기소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한 게 먼저인가요, 아니면 (피고인이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삽입한 게 먼저인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입에 삽입한 게 먼저에요.’라고 대답하였고, 뒤이어 ‘(경찰조사 당시) 이때 순서를 헷갈린 것 같아요.’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검사는 2023. 11. 28. 제1항 기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손으로 밀어내는 등 저항하였음에도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피해자의 몸을 끌어내려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성기를 넣고, 계속하여 피해자를 1회 간음하였다.’라는 취지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2023. 11. 29. 제3회 변론기일에 이를 허가함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이 변경되었다.
강간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 태양과 순서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피고인이 해당 행위를 저질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어야 하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내용은 강압적인 구강성교와 간음 행위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그 선후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한다는 점은 그 진실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다) 피해자 진술과 G 진술의 불일치
G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사건이 발생한 2022. 1. 5.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거하던 피고인의 거주지에 방문하였던 자이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공통적으로 G이 방 안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 그 뒤쪽에 위치하여 있던 침대에서 성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다만, 그 과정에서 구강성교 행위가 있었는지, 그리고 성관계가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의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G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내가 저녁에 그 집에 놀러갔는데 피해자한테 누가 전화가 왔었는데 그게 남자였나 보더라. 그것을 보고 피고인이 엄청 화가 났었다. 엄청 많이 욕을 하고 나는 중간에 끼어가지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계속 둘이 싸우다가 방 안에 컴퓨터가 두 대 있었는데 나는 컴퓨터를 하고 뒤에서 계속 싸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피해자가 계속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해서 화해를 조금 했다.’, ‘눈치를 보고 있는데 내가 앞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억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강성교를 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뒤돌아 봤는데 깜짝 놀라서 앞을 봤다.’, ‘막히는 소리, “읍읍”하면서 뒤척이는 소리, 발버둥.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까 그러고 있었다.’, ‘피고인만 (이불) 밖에 있고, 피해자는 아예 이불 안에 있었다.’, ‘이불로 덮고 있고 머리를 잡고 있고 입이 막혀있는 소리가 들리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냐.’, ‘(피고인과 피해자가 성관계하는 장면을 보았거나 그 소리를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 내가 화장실도 가고 전화도 하고 그래서 그것까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동일한 상황에 대하여, ‘(피고인이 만지니까) “하지 마, 하지 마” 계속 이런 식으로 작게 말했다. 그러다가 성기를 나한테 삽입을 해서 그런 소리가 나니까 G이 뒤를 돌아봤다.’, ‘G이 뒤를 돌아서 봤다. 눈이 마주쳤다. 삽입이 되었을 때다.’, ‘성관계 할 때는 친구가 있었던 상황이다. 구강성교를 할 때 눈을 마주친 게 아니라 관계를 할 때 눈이 마주친 것 같다.’, ‘처음에 입으로 할 때는 이불 속에서 하기도 하고 나도 관계를 하고 있는 모습을 G한테 들키기 싫어서 참고 “싫다, 싫다”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다가 나를 다시 끌어올려서 성관계를 하는데 그때 G이랑 눈이 마주쳤다.’, ‘구강성교하고 성관계 할 때 G은 내내 방 안에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상과 같이 G은 피고인이 이불 안에서 피해자에게 강제적으로 구강성교를 시키는 소리를 듣고 그 모습까지 보았다고 진술한 반면,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성관계 당시에도 G이 방 안에 있었고 눈까지 마주쳤다고 하였다. G의 진술 내용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구체적이고, 목격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을 본 것이기에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은 구강성교 부분에 관하여는 자세하게 진술을 하였음에도 강압적인 성관계 부분에 대하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만약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성관계 당시 G 방 안에 함께 있었고 눈까지 마주쳤다면, G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 장면을 목격하였다는 것이 되므로 이 또한 기억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특히 G은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된 경위, 성관계 전 피고인과 피해자의 다툼, 구강성교 장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자세 등까지 상세히 진술하였으므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강압적인 성관계 모습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를 목격하지 못하였음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상호 모순된다.
2) 강간죄의 전제가 되는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
이 부분 공소사실을 강간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와의 성관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이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 및 G의 대응 양상, 이 사건 발생 직후의 정황 및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가) 피해자 및 G의 대응
G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강압적으로 피해자에게 구강성교를 시키는 모습을 보았을 때) 처음에 있다가 그때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가지고 그 자리에 계속 있기가 뭐하니까 바로 옆에 베란다에 갔던 것 같다. 그 시간 동안 무슨 소리는 못 들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무런 생각이 안 든다고 해야될까. 내 멘탈이 나간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그때 “뭐하는 짓인데” 이렇게 하고 어떻게 도와줘야 될지도 모르겠고, 내 입장에서도 억지로 하는 것 같은데 이걸 나서서 심각하게 하기도 뭐하고 모르겠다.’라고 하였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증언할 당시, ‘강제로 성관계를 하고 있는데 G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와달라고 할 상황이 아니었느냐.’라는 질문에 ‘그냥 너무 수치스러워서 아무 것도 못한 것 같다.’라고 하였다.
비록 피해자는 피고인의 강압적인 성관계에 “하지마”, “싫다”라고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했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였으나, 이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밝히거나 방 안에 함께 있던 G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G 또한 자신이 목격한 구강성교에 강압성이 있었음에도, 친구인 피해자를 도와주지 아니한 채 자리를 피하기만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특히 G은 피고인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음은 물론 경찰에 신고를 하는 등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조치 또한 전혀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대하여 G은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랬다’는 취지로 설명하였으나, 이는 친한 친구가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자의 행동으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더욱이 아래에서 살피는 이 사건 발생 직후의 행동까지 더하여 보면, G이 목격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 또는 구강성교 장면에 항거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전제되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나) 이 사건 발생 직후의 정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가 끝난 이후, 이들은 G과 함께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이때 피고인은 ‘G이 “A이 자지 좀 보자”고 하면서 내 팬티를 벗기려고 했고 실제로 팬티가 벗겨졌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G은 ‘처음에 (피고인이) 피해자랑 둘이서 장난을 치더라. 그렇게 하다가 오히려 피고인이 더 좋아했다. 피고인이 더 즐겼다. (팬티가) 벗겨진 게 아니라 피고인이 벗었던 것 같다.’, ‘둘이서 장난을 치는데 원래 그런 장난을 많이 쳤다. 친구들끼리 게임을 하면서, 둘이 그렇게 장난을 치길래 그냥 그렇게 동참을 했었는데, 그러고 나서 갑자기 피고인이 (팬티를) 벗었다.’라고 하였고, 피해자는 ‘그냥 장난으로 G이 “A이 거 한 번 보자” 이랬는데 피고인이 그냥 (팬티를)벗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울러 피고인, 피해자, G은 이후 아침까지 별다른 사정없이 함께 침대에서 잠을 청하였다.
이처럼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 이후 G은 피고인에게 성기를 보여달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와 G 앞에서 팬티를 탈의할 정도로 피고인과 피해자, G은 전혀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자와 G은 피해 상황이나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았고 사고 장소를 벗어나지 아니한 상태에서 서로 장난을 치며 피고인과 함께 잠을 청한바, 이는 강간을 당한 사람과 이를 목격한 친구의 정상적인 행동으로는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 이 사건 발생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 관계를 이어가며 동거하였고, 성관계도 지속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결별할 때까지 피고인의 강간 범행을 문제 삼은 적도 없다고 하였다.
만약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2022. 1. 5.경 피해자를 강간한 것이 사실이라면, 당시 피고인이 상당한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와 강압적인 성관계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공포심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고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함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연인 관계를 정리한 2022. 6. 8.경까지 피고인과 동거하는 상태를 유지하며 계속적인 성관계를 맺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그때 당시에 내가 갈 곳이 없기도 했고, 부모님들은 지방에 계시고 ’내가 좀 더 잘하고 참고 그러면 사이가 좋아지겠지‘ 그런 생각을 했다. 많이 좋아해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이후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사실을 상세히 진술한 피해자의 행동 등에 비추어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의 범행사실을 외부에 알림에 있어 특별한 장애물이 존재하는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피해자는 G이 집에 있을 때 이루어진 성관계가 강간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아 당시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피고인과의 연인 및 동거 관계를 이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와의 성관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강간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증거 확보와 법리 적용 모두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므로, 당사자 혼자서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강간죄의 성립요건인 폭행·협박의 정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분석, 목격자 진술과의 모순 지적 등은 형사전문 변호사의 경험과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만 효과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성범죄 혐의를 받는 상황에 처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형사사건은 ‘골든타임’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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